별량중 스승의 날 풍경

“선생님!  5월15일은  8시20분 이후에 출근해주시면 안될까요? 하고 아이들이 무슨 꿍궁이 속인지 선생님들께 협조를 요청했어요. 요청을 받아들여 일부러 늦은 출근을 했더니 교문 앞이  분주했습니다. 학생회 간부들이 미리 준비한 카네이션과 따뜻한 차를 대접하더군요. 색종이로 예쁘게 직접 접은 카네이션을 말이죠.”
순천별량중학교 김형규 교무부장 선생님의 말씀이다.

스승의 날, 조금은 쑥스러웠지만 아이들이 마음을 모아서 회의하고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강당으로 모인 선생님들을 의자에 앉게 하고, 한 분 한 분  호명하여 스승의 날 상장을 드렸다. 이런 상장을 말이다.

 
솔선수범 큰어른상-박병모 교장선생님, 수호천사상-김필기 교감선생님, 햇살같은 엄마상-홍천 선생님, 매력있어상-이민정 선생님, 바른길 인도자상-강기수 선생님, 시크한 차도녀상-김애란 선생님, 보름달상-위보환 선생님, 불꽃 카리스마상-김순옥 선생님, 친근친근 친근상-이형민 선생님, 능력자상-김형규 선생님!
교감선생님 상장을 한번 들여다 보자.

“수호천사상! 위 선생님은 항상 학생들이 편안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복도를 순회하시며 교내를 살펴주시고 보이는 곳에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학생들의 복지에 힘써 주시므로 이 상을 드립니다. 2013년 5월 15일 순천별량중학교 학생일동.”

정말 교감선생님을  잘 관찰했고, 교감선생님이 학교에서 어떤 일에 늘 힘쓰시는지 잘 드러난 상이었다. 아이들이 어쩌면 이렇게 섬세하게 선생님의 특징을 잘 파악하여 장점을 부각시켜 서로를 응원할 수 있을까 대견스러웠다. 

 또 전교생이 한 분 한 분 선생님에게 쓴 전지편지를 전달했다.

어떤 친구는 캐릭터를, 웹툰을, 사진을, 편지를 썼고 수학선생님께는 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수학문제를 낸 친구도 있었다. 편지를 전달받은 선생님들의 환한 웃음과 아이들의 환호성, 목청껏 부른 ‘스승의 노래’ 는  강당이 떠나갈 듯 울려 퍼졌다.

 스승의 날 배 여왕피구대회도 역시 중심은 선생님이었다.

반별로 선생님이 여왕이 되고 ,여왕이 죽으면 패하는 게임! 당연히 여왕인 선생님을 필사적으로 보호하고 지키려는 아이들의 몸짓에 사랑이 묻어났다.

“1년 내내 선생님을 힘들게 해도 오늘을 추억하며 살아야했어” 별량중학교 김애란선생님의 과장된 소감이 오늘 스승의 날  풍경이 행복했음을 이야기 한다.

“아이들의 이 훌륭한 이벤트와 기획력, 추진력을 보고 우리들의 교육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꼈습니다. 늘 더불어 사는 삶을 강조했고, 꿈을 찾아 실현하는 배움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무지개 학교의 기본 철학이 밑바탕에 있는 것 같아 흡족했습니다”라는  박병모 교장선생님의 말씀처럼  전교생이 다모임을 통해서 준비하였고, 학생 자치활동  활성화에 따른 결과물이기도 하다.

또한 스승의 날을 맞이해  일일교사를 체험한 여섯 분의 학부모님들도 선생님의 역할과 노고에 대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하루였으리라.

김주연 순천별량중학교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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