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지역 역사·문화유적을 찾아 ③

순천이 ‘우리나라의 태양광 발전 산업의 산실 혹은 메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순천시민들이 얼마나 있을까? 아니면 ‘순천이 우리나라 태양광 발전 산업의 메카입니다’라고 말하면 과연 순천시민들이 믿으려고 할까? 하지만 명백한 사실이다. 분명히 순천은 우리나라 태양광 발전 산업이 시작된 곳이며 우리나라 태양광 발전 산업의 메카다. 그리고 그 무대는 바로 순천만이다.

 
순천만의 서쪽 끝에 해당하는 별량면 두고리, 동송리, 마산리 등에 넓게 펼쳐져 있었던 갯벌에는 1960년대 이후 많은 천일염전들이 들어섰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경제 개발이 시작되면서 힘든 노동과 낮은 임금 등으로 인해 점차 염전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폐전이 되기 시작하여 1990년대에 초에는 이미 거의 모든 염전이 사라졌다. 폐전이 된 염전 땅은 일부는 아직까지 양식장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개답이 되어 논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개답된 두고리 옛 구룡염전 자리에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약 3년간의 공사를 거쳐 우리나라 최초로 1MW급 태양광발전소와 태양광 발전시스템 연구단지가 조성되었다. 이 기간 동안 투입된 비용은 약 100억원으로 2007년 4월의 준공식에는 관계 장관이 직접 참여하였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갯벌은 인간 생존의 필수 요소인 소금을 생산하는 소금밭이 되었다가 일부는 또다른 인간 생존의 필수 요소인 식량을 생산하는 논밭으로 바뀌었고, 일부는 현대 인간 생존의 필수 요소인 ‘산업의 쌀’ 전력을 생산하는 햇볕밭으로 바뀌었다. 이처럼 갯벌은 개발과 개간을 거치면서 인간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를 생산하여 제공하는 ‘생명의 밭’이 되어 왔는데, 정작 근래에는 개발과 개간 이전의 원시 갯벌이야말로 진정한 ‘생명의 땅’으로 인식되고 있고, 그 존재만으로도 훨씬 더 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지금처럼 갯벌의 진정한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한 시점이 순천만과 순천만의 가치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부터라고 할 수 있으니 순천만은 우리나라에서 갯벌이 진정한 ‘생명의 땅’임을 인식하게 한 출발점이었다고 과언이 아니다. 순천만 지키기 운동이 시작된 때가 1995년,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인 람사협약에 가입한 것은 1997년, 순천만이 정식으로 람사협약의 람사습지로 지정된 것은 2006년 1월이다.

용두마을과 태양광발전소와 연구단지가 있는 두고리에서 동송천을 건너 순천만을 따라 가다보면 순천시 별량면 동송리 및 마산리를 거치게 된다.

구룡리와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많은 용들을 만날 수 있다. 우선 별량면소재지 근천의 작은첨산에서부터 시작하여 순천만 가까이에 있는 관풍산과 봉화산까지의 산세를 지역 주민들은 커다란 용의 형상으로 보고 있는데 실제 항공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그 지역의 형세는 영락없는 용의 형상이다. 그리고 동송리 염전 근천에서 원창역사까지 이르는 길다란 산의 이름은 회룡산(回龍山)이며, 거차 마을 뒷산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하는 천마산의 또다른 이름은 계룡산(鷄龍山)이다.

이처럼 순천만 주변에 유독 용(龍) 지명이 많은 것은 지역민들의, 외적(특히 왜구)의 침입으로부터 자기 고장을 지켜주기를 원하는 바램과 어쩔 수 없이 물과 더불어 살아야하는 바닷가 사람들이 물을 다스린다고 알려진 신령스런 동물인 용의 도움을 원하는 바램에서 발원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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