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고을 지역아동센터 수어 팀

 
“이곳에 처음 와보고 놀랬어요. 아이들이 서로 배려를 하는 모습이 놀랍고 표정이 밝고 자신감이 있어요.”

신흥초등학교 후문에 위치한 ‘한고을 지역아동센터’ 교사의 말이다. 이곳은 장애, 비장애 구분 없이 통합으로 운영하는 아동센터로 제대로 운영이 될까 염려스럽지만 오히려 다른 곳과 남다른 운영으로 박수를 받고 있다. 배려하라고 가르치지 않지만 함께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 도와주려 하고, 함께 노는 친구들이 다른 공간에서 놀림을 받으면 안타까워한다. 장애, 비장애 통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르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배려하고 따뜻한 문화가 형성된다. 아이들은 함께 생활하며 이미 친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한고을 아이들이 순천시 수어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대상을 받으려고 애써서 받은 것은 아니다. 한고을에 다니는 청각장애인 친구가 있는데 보청기를 껴야 대화가 된다.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놀기 위해서는 수어는 모두가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원봉사자를 모셔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상도 받고 공연도 다니게 됐다. 몸으로 하는 대화가 생소했던 아이들은 새로운 언어에 대한 편견 없이 청각 장애가 있는 친구와 대화가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재미있게 연습하고, 생활에서 자꾸 쓰다 보니 실력이 늘었다. 음악에 맞춰 수어 연습을 하다 보니 집중력도 높아지고 수어를 대하는 모습도 진지했다. 아동센터 안에서 소통을 위해 배운 수어였는데, 배워 놓으니 써 먹을 곳이 자꾸 생긴다. 타 지역아동센터 발표회, 연극발표회 등 지역에서 아동들을 위한 행사에 축하공연을 다니기도 한다. 아이들은 그때마다 공연을 마다하지 않고 좋아했다.

 

2001년 9월 1일 남정동에서 저소득 아동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공부방을 운영하다가 2007년 금당지구로 이전하여 방과 후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게 된 한고을 지역아동센터는 보호, 복지, 문화, 지역연계, 예체능 등 아동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또 다른 가정이다. 작년부터는 ‘공동모금회’ 지원으로 야간 9시까지 운영하고 있어 직장 다니는 부모들의 시름을 덜어준다. 4년 전 광양에서 이사 와서 자녀들을 맡긴 박정숙씨는(39세) “순천에 와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첫째가 한고을아동센터에서 자라는 모습을 보며 둘째와 막내까지 보내고 있다. “아이들 데리고 다니는 것이 쉽지 않은데, 아동센터에서 제주도 여행, 스키장, 다양한 체험 등 부모가 해줘야 할 일을 대신해 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훨씬 이해가 깊은 아이로 자라고 있어 흐뭇하다”고 말했다.

지역아동센터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이 이용한다는 편견이 있다. 이용아동 정원이 있어 어려운 친구들을 우선하여 보호하지만 지역아동센터는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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