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꿈을 꾸다”

문화건강센터 전시실에서 5월 10일부터 16일까지 ‘야생화 꿈을 꾸다’를 주제로 전시회가 열린다.

 
이번 작품의 시작은 측은지심이라고 할까? 이윤숙 화가는 20여 년 전 힘들었던 시절 산길을 걸으며 자그맣게 피어있는 들꽃을 고개 숙여 바라보며 야생화와 사랑에 빠졌다. 무지하게 추웠던 작년겨울 야생화 걱정을 안 할 수 없었다. ‘식물들은 이 추위에 어찌 견디나?’ 척박한 환경에서 겨울을 견뎌내는 야생화처럼 그녀에게도 참기 힘든 겨울이었다. 그 추위를 참아가며 새로운 시도를 통해 야생화를 표현해 보고 싶었다.

폐지를 판넬에 붙이고 채색작업은 분채로 했다. 가루를 아교로 괴어 아교를 끓여 색채를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이다. 분칠한 그림은 금새 얼었다. 얼며 마르고, 마르면서 어는 과정을 거쳐 서서히 작품이 되었다. 얼면서 마르는 모습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지만 보이지 않은 그 찰나에 작품이 완성되어가기까지 그 과정은 은은하게 피어나는 꽃이었다. 그 또한 꽃이었다.

 
고귀한 한 송이 꽃이 피어나기위해서 가루를 칠하고 또 칠하는 고된 과정이 반복되었다. 겨울을 나는 야생화를 생각하는 안쓰러운 마음과 고된 작업을 견뎌내는 시간의 흐름에서 하나의 작품이 탄생되었다. 한 송이가 온전히 피어나는 그 순간, 그 꽃은 군자의 모습과 무엇이 다를까? 작업을 하는 과정은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 작업이 희망의 메시지가 되기를 바란다는 그녀. 저마다 삶의 고난을 겪는 이들에게 인생에 끊이지 않고 달려드는 ‘바로 그 곤란을 통과할 때, 그때에 피어나는 꽃을 발견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한다.

그녀에게 이번 작품이 더 큰 의미가 있었던 것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시도를 했다는 것이다. 지난겨울 작품을 준비해온 이윤숙 화가의 얼굴은 오랜 어려움을 지나 꿈을 이룬 사람의 시원스러움과 기쁨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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