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개통식, 둘레길 걷기 등 진행 계획
기념품과 2000명 분 막걸리, 고기류 제공

봉화산 둘레길을 조성하고 있는 순천시가 오는 3월 29일(토) 공무원과 시민 등 50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개통행사를 준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5000명이나 되는 공무원과 시민을 동원하고, 관계기관의 지원으로 참가자에게 기념품과 막걸리, 고기까지 제공하려는 계획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순천시에 따르면 104억 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한 봉화산 둘레길을 4월 12일 준공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봉화산 곳곳에서 막바지 마무리공사가 한창인데, 순천시가 5000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개통식을 준비하고 있다. 업동저수지에는 임시 주차장까지 설치하고, 행사 당일에는 무인비행선을 띄우고, 헬리캠 촬영도 계획하고 있다.   

행사는 3월 29일(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약 3시간 동안 진행된다. 죽도봉 주차장과 봉화산 일원에서 봉화산 둘레길 개통식과 둘레길 걷기, 그리고 식목행사가 각각 진행된다.

먼저 오후 2시부터 죽도봉 주차장에서 2000명이 참여하는 둘레길 개통식이 진행된다. 개통식이 끝나는 2시 30분부터는 죽도봉 주차장과 조례동 봉화그린빌, 서면 망북마을회관, 용당동 업동저수지 등 4곳에서 동시에 5000명이 봉화산 둘레길 걷기행사를 시작한다.

순천시는 이 행사에 5000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순천시청 공무원 대부분과 함께 각 면․동사무소별로 주민들이 참석하도록 홍보하고 있다.

봉화산 걷기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죽도봉 주차장 주변과 용당동 대주피오레아파트 뒤에서는 500명이 참여하는 식목행사가 함께 진행된다.

봉화산 둘레길 개통식을 이처럼 대규모로 계획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도심 속 힐링공간, 산책로를 조성한다는 취지에 맞춰 준공식도 조용하게 치르면 좋을 텐데, 왜 이 난리법석을 피우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순천시 관계자는 “둘레길 걷는 의미와 봉화산 둘레길을 홍보하고, 순천만정원 개장을 함께 홍보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라고 소개했다. “봉화산 둘레길을 도심 내 정원으로 홍보하고, 순천만과 도심을 잇는 의미를 담은 행사”라는 설명이다.

 
순천시 계획처럼 5000명이 동시에 봉화산 둘레길 걷기에 나설 경우 봉화산 둘레길은 북새통이 될 전망이다. 단순히 계산해도 봉화산 둘레길이 약 12km인 점을 고려하면 봉화산 둘레길 전 구간에 2.4m 간격으로 걷기 인파가 몰리게 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순천시는 “출발지점을 4곳으로 나눠 시계 반대방향으로 걷기를 하고, 출발지점을 운행하는 셔틀버스까지 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사람이 많으면 기존 등산로로 유도하여 분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봉화산 둘레길 개통식에 참석한 시민에게는 둘레길 걷기를 시작할 때 수자원공사에서 지원하는 생수와 산림조합에서 지원하는 기념품(스카프)을 지급한다. 그리고 하산할 때는 4개의 지점별로 순천농협과 순천광양축협, 한돈협회에서 2000인분의 막걸리와 수육, 볶음요리와 훈제오리, 김치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각 단체별로 커피와 비타민제 등을 나눠주는 행사도 검토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이처럼 대규모 선심성 행사를 준비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순천시는 “순천시선관위에 확인했는데,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먹거리 행사는 우리 농산물 홍보와 AI와 관련 오리고기 소비 촉진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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