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은 괴로운 증상이다. 병원을 찾는 사람 중에 기침이 심해 밤에 잠을 못이룬다고 호소하는 환자도 있고 심지어 만성 기침으로 요실금이나 갈비뼈 골절이 생기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기침이 나쁘기만 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기침은 사람의 기도를 지키기 위한 방어 작용이다.

기침은 목이나 기관지에 이물질이 들어오거나 가래 같은 분비물을 기도 밖으로 배출하는 작용을 한다. 그래서 뇌졸중이나 뇌출혈 등으로 기침 반사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는 환자들이 쉽게 폐렴에 걸리는 것이다. 기침은 이물질을 제거해 기도를 항상 깨끗하게 유지되게 하므로 무조건 억제하는 것은 좋지 않다.

보통 기침은 지속 기간에 따라 원인을 찾는다. 기침 환자 대부분은 기간이 1-2주 정도이다. 대게 감기나 기관지염 때문이지만 요즘은 폐암이나 폐결핵을 걱정해 조기에 종합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간단한 기침약만으로도 쉽게 기침이 그친다.

하지만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원인을 밝혀야 한다. 의학적으로 3주 이상 기침을 하면 아급성 기침이라 하고, 8주를 넘기면 만성 기침이라고 한다.

8주 이상 계속되는 만성 기침의 95% 정도는 상기도 기침증후군, 기관지 천식, 위식도 역류증, 만성 기관지염, 기관지 확장증 등에서 비롯되며, 나머지 5%는 폐암, 암종증, 심인성 또는 습관성 기침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이중 가장 흔한 원인은 상기도 기침증후군, 기관지 천식, 위식도 역류증이다.

만병의 근원인 흡연도 만성 기관지염을 일으키기 때문에 당연히 기침을 유발한다. 흡연하면서 기침을 오래한다고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을 보면 진료실 밖에 “기침 환자 중 흡연하는 사람은 담배부터 끊어보고 다시 오세요’라고 팻말이라도 걸어 놓고 싶다.

8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기침은 진단이 늦어질 경우 건강상 중대한 위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호흡기 전문의사와의 상담이 꼭 필요하다. 특히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이나 간병인들은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감염성 폐질환(폐렴, 페결핵)에 쉽게 걸릴 수 있다. 이 경우 의료진 본인은 물론 의료진이 돌보는 환자에게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의료진이나 간병인의 경우 기침이 일주일을 넘긴다면 내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채동렬
성가롤로병원 호흡기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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