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에너지로 전환, 당연하지만 어려운 문제

독일이 탈핵을 선언하고 에너지 전환을 이루어 낸 것은 국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체르노빌 상황을 목격했고 노동조합이라는 조직된 힘이 녹색당과 결집되어 저항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웃나라에서 후쿠시마를 목격한 한국의 상황은 어떤가? 원자력발전소를 유치한다는 삼척 시장의 주민소환투표는 무산되었고, 후쿠시마의 처참한 사고를 목격하고도 원자력발전소를 계속 지으려고 추진하고 있다. 지금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발전노조에서 활동하는 하동화력지부 이종술 조합원을 만났다.
 
1. 에너지 문제 앞으로 어떻게 가야한다고 보나?
안전한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은 장기적인 문제다.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 현재 상황을 보자면 에너지는 공공재인데 전기에너지를 사유화하려는 문제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에너지 문제가 사유화 되는 것은 소비가 극대화 될 수 있는 것과 직결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벌려면 에너지가 다량 소비되는 흐름으로 몰리는 것은 자명하다. 후쿠시마 사고를 목격했지만 언론은 조용하고 시민의 뇌리에서는 잊혀지고 있다. 에너지를 줄이고 대안에너지를 만들어가야 할텐데, 환경문제는 거대담론이라 손도 못 대고 있다. 
 
2. 발전노조가 에너지문제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역할을 못하고 있는 까닭은 뭔가?
에너지를 줄이고 안전한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은 당연한 문제지만 우리들의 일자리가 불안정해진다. 생존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대응할 수 있는 논리가 희박하다. 직장을 잃으면 삶 자체가 저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다는 위협감에 시달리고 있다. 큰 흐름에서 시민운동에 동의하지만 함께 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있다. 
 
3. 발전소가 늘어나는 것이 안정적 고용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가?
사실은 그렇지도 않다. 이미 상시적으로 구조조정을 당하고 있다. 발전소가 늘면 고용인원이 그만큼 늘어야 하는데 그 빈자리는 비정규직이 차지한다. 비용을 줄이는 형태다. 노동 강도는 강화되고, 건강은 나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종결되었다고 하나 지난 30년 신자유주의의 관성은 계속되고 있다. 멈추어지지 않는다. 대안도 없고.
 
4. 원자력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정책을 보면 답답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전공이라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재능기부 하고 싶다. 공유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현재는 시민운동과 노동운동이 연대가 안 되고 서로 고립되어 있다. 협력하려면 상대방의 처지에 대한 이해가 되어야 한다. 상대의 입장과 처지를 알아야 문제가 해소될 수 있는 길이 있다. 그런 문제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밑바닥 구조를 잘 알아야 한다.
 
5. 도시에서 지치고 몰린 노동자들이 만일 농촌으로 돌아가면 어떨까?
 현실적인 상황으로는 극히 일부 노동자들만이 농촌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능하다. 지금의 구조 속에서는 노동자나 소규모 자영농이나 삶 자체를 위협받는 것은 똑같은 상황이다.

몇 가지 질문을 더 나누고 싶었으나 노동조합 활동으로 고단한 그에게 그 이상 묻기에는 현재로서도 너무 많은 짐을 지고 있었다. 도대체 누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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