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도시, 건강하고 행복한 도시로

지난 5월 3일 순천시청에서 열린 ‘정원박람회 사후 활용방안 마련 시민토론회’에서 서울대 성종상 교수는 “사람들이 환경을 생태적으로 만들고 싶은 이유는 육체와 함께 심리적으로 건강하게 살고, 더불어 공동체의 가치를 나누며 사회적으로 건강해 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공의 배후에는 사람이 있다. 친환경적 생태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도 그럴 수 있어야 한다”며 “정원박람회장을 통해 사람이 모이고 정보와 생각을 나누고, 소통하며 시민의 행동, 생각, 삶이 건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논란을 거치며 정원박람회를 준비하고 개최한 순천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이제 정원박람회가 시작되었고, 정원박람회 진행과정에, 그리고 순천만 보존의 틀을 만들고 생태도시를 완성하기 위해 어떤 역할과 노력이 필요한지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순천만 보존의 틀을 우리 세대에”

‘이미. 시입니다. 세상도. 사람도’라는 주제로 자음과 모음 솟대를 만들어 전국을 돌며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는 설치미술가 최병수(사진 맨왼쪽)씨가 정원박람회장을 찾아 최덕림 정원화훼조성본부장(사진 맨 오른쪽)과 만났다.

 
최덕림-전문가 입장에서 어떤가?

최병수-2008년부터 준비했다고 들었다. 그야말로 번개불에 콩 볶아 먹었다. 3년 공사해서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나?

최덕림-본격 공사는 2년에 불과하다. 실제 정원을 조성한 것은 2011년 말에 호수를 파기 시작해 2012년 1,2월에 호수 모양 만들었다. 미친 듯이 했다.

최병수-아직 미흡한 곳도 있다.

최덕림-순천만 보존의 틀을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순천만 보존의 틀을 우리 세대에 만들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정원박람회장은 도시팽창을 막기 위한 것이었는데, 환경단체에서 왜 그리 반대했는지 모르겠다.

최병수-리우 환경회의에 참여했을 때 얼음으로 펭귄을 조각해서 서서히 녹는 장면으로 지구온난화 문제를 표현했다. 외국 언론의 찬사가 많았다. 요즘 ‘꿈’ 자를 많이 세운다. 후세에 어떤 꿈을 전달할 것인가? 그 생각을 해야 한다.

최덕림-주장도 좋지만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데 무엇으로 할 거냐? 박람회장 걸으며 누구나 와서 건강을 회복하는 것, 그것이 보편적 복지다.

최병수- 새만금, 4대강 반대하러 다녔는데 정원박람회는 긍정적이다. 정원박람회는 순천만과 정원박람회장, 그리고 도시를 연결해 순천만 보존의 틀을 만들어 가야 한다.


“다녀간 사람이 다시 오고싶어야 성공”

정원박람회가 시작되면서 정원박람회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한 무리의 시민이 모인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를 정리한다.

A-길게 보고 조금씩 가꿔 가면 좋겠다. 후대에게 물려줄 선물이라면 천천히 해도 된다. 다녀간 사람이 다시 오고싶은 마음이 들어야 한다.

B-여수박람회는 시민들이 12년 준비했다. 12년 준비하고 3개월 행사하고 뭐가 남았나? 정원박람회의 논리는 후세에게 남는다는 것인데, 인위적인 정원보다 천천히 가꿔 가야 한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시민 동의가 안 된 상태로 하는 것은 문제다.

C-러시아 소치와 오스트리아 찰츠부르크, 평창이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경쟁하다 러시아 소치로 결정된 적이 있다. 우리나라와 러시아와는 달리 오스트리아에서는 동계올림픽 유치에 반대의견이 많았다. 동계올림픽이 유치되면 사람들이 몰려오고, 차는 밀리고, 쓰레기는 많아지고, 생활이 불편해진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반대했다. 우리는 국제행사 유치가 좋다는 생각만 하지 국제행사 유치로 시민들의 삶이 개선되는지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다. 정원박람회에 관람객이 많이 오는 것이 성공한 것이냐? 시민들에게 행정서비스를 해야 할 공무원이 박람회장에서 주차안내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A-방문한 사람의 만족도 중요하다. 이번 방문으로 편안하게 머물다 간 사람들은 분명 다시 오고싶을 것이다. 재방문 의사가 없다면 많이 온다고 의미가 있나?

B-학생들이 단체로 오는 것 얼마나 기억에 남겠나? 틀에 박힌 시간에 움직이는 것이 불편함만 남을 수 있다. 좋았다는 평가가 있으면 좋겠다.

A-정원박람회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관람객이 재미를 느끼고 힐링되고 돌아가면 좋겠다.


■ 생태보전과 박람회장 활용방안 순천YMCA 토론회
시민 지혜 모아낼 정기 토론회 필요

지난 4월 29일 순천YMCA에서 ‘순천만 생태보전과 정원박람회장 사후 활용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있었다. 순천YMCA 서은하 시민사업위원장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는 먼저 김석 시의원이 ‘정원박람회 현황과 사후 활용’에 대하여 발제를 하였고 이복남 시의원이 ‘순천만의 생태적 가치와 위기’에 대하여 발제를 하였다. 김석 시의원은 발제에서 “지리적, 생태적 위치의 한계로 인해 현재 성공적인 활용방안 사례가 국내에는 없다시피 해 순천시와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관리 방안에 합의해 가야한다. 정원박람회 예산에 대해 시민들은 알권리가 있다. 감사원 홈페이지에는 순천 PRT에 대한 감사결과가 나와 있다”고 말했다.

 
이복남 시의원은 “사후활용방안을 이야기하다 보면 순천만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 빠지게 됨”을 지적하며 “정원박람회를 잘 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순천만을 지켜야 한다는 가치가 빠지면 안 된다. 현재 순천만은 제방을 통한 민물과 바닷물의 교차가 부족해져 생태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해안쓰레기도 문제지만 1998년 생태계자료 조사 이후 아직 종합적인 순천만 생태조사를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참여했던 순천YMCA 박주권 이사는 “볼거리 외 체험하고 체류할 수 있도록 지역과 연계하는 프로그램 발굴해야 하며 계절에 따른 변화 등을 고려해 자연정원으로 갈 수 있는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또한 토론회에 참석했던 허유인 의원은 “시민의 지혜와 힘이 필요하다. 순천의 역사와 박람회장을 연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밖에 토론회에 함께 했던 시민들은 원래 바다고 논이던 정원박람회장이 비올 때마다 물바다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하였으며 정원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그늘이 없는 박람회장을 아쉬워했고 순천만 보존의 틀을 만들기 위해 박람회를 한다는데 오히려 순천만과 순천만 주변은 위기라고 안타까워했다.

순천만 생태보전과 정원박람회장 사후 활용방안에 대한 순천YMCA 토론회 결론은 박람회장이 순천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박람회장 활용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모을 추진 단위를 만들어 내용을 공론화하는 등 사후활용방안을 모색해가는 프로세스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