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순천시 의회, 간담회에서 속기록 없다고 농담까지 오가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관람객 수가 당초 예상 수치를 훨씬 뛰어 넘으며 초반 흥행에 대박을 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정원박람회의 자연적 요소를 선호하는 생태형 관광 테마가 한 몫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 박람회장 서문 매표소 입구에 관람객들이 입장을 위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조직위는 박람회 단체 관람객 유치에 총력을 기하는 한편 개장 초 관광버스 기사들이 제기했던 민원 사항을 점검하여 휴게 공간과 무료입장권을 제공하는 등 편익을 제공하며 관람객 유치에 총력을 기하고 있다.

밀려드는 관광객의 여파로 당초 우려되었던 남승룡 길 교통 상황은 아직까지 무난하다는 평가다. 이는 순천시내 권역의 차량 2부제 시행과 함께 박람회장 인근으로 차량 유입을 최대한 억제한 교통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다. 앞으로 조직위는 관람객 수가 6만 명이 넘을 경우 임시 주차장을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람회 개장 16일째인 5월 5일 일요일과 어린이날이 겹친 휴일 박람회 관람객 수는 6만 명을 훌쩍 넘어섰고 총 관람객 수는 이미 60만 명을 넘어섰다. 조직위는 이런 추세라면 6개월 박람회 기간 동안 입장객수가 예상수치 400만 명을 훨씬 웃도는 50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람객 수가 늘어날수록 박람회는 초반 흥행에는 성공했다는 평가와 함께 운영미숙으로 인한 불편사항이나 민원사항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제행사의 격에 맞는 외국어 안내지도 및 안내판 미비, 정원해설사 부족, 체험시설 부족, 음식물 반입, 부정 입장권 남용, 시설물 파손 및 훼손, 화장실 부족, 쓰레기통 분리수거 미비, 노약자 편의를 위한 휠체어, 유모차 사용 불편 사항 등이 박람회 초반 대표적인 민원 사례로 나타나고 있다.

▲ 4월 30일 습지센터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박람회 조직위와 순천시의회 간담회 모습
지난 4월 30일 습지센터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정원박람회 성공개최를 위한 순천시의회와의 간담회에서는 임종기, 이복남 의원이 입장객 현황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보고되거나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람회 성공을 위해 시장이 외국을 다니며 적극적인 홍보 활동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경우 어느 나라에서 누가 다녀갔는지 국적별 통계가 전혀 나타나고 있지 않으며, 박람회장 서문과 동문의 출입자 수와 내국인의 경우도 단체, 시민권, 개인, 국가유공자, 노약자, 청소년, 기초생활수급자 등 입장권 구매의 경우 예매표와 현장구매표를 기준으로 한 1일 매출 금액 등이 정확히 집계 보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 4월 30일 열린 조직위와 순천시의회의 간담회에서 임종기 의원이 박람회 안내지도를 들고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손옥선 의원 역시 “이번 박람회가 국제행사가 맞습니까?”라고 질의를 시작하면서 외국인을 위한 안내지도 미흡과 외국어 안내판 하나 설치된 곳이 없는 박람회가 무슨 국제행사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장이 참석한 박람회 조직위와 순천시 의회의 공식적인 간담회 행사에는 의회 속기록 작성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공적인 자리에서 신화철 시의원은 “속기가 안되는 자리이니 시간 관계상 다른 얘기는 시장님과 약속된 저녁식사 자리에서 하자”고 말하는가 하며, 조충훈 순천시장은 의원들의 질의응답에서 “이거 속기가 되지 않죠? 나도 의원님 하고 싶습니다”라는 농담을 하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이번 박람회는 말 그대로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이다. 조직위는 국제행사의 격에 맞는 관람객을 위한 안내지도 하나에도 관심과 배려를 나타내야 한다. 그리고 개선해야 할 사안들은 그때그때 점검하고 시정해야 한다. 안내지도 하나가 단순한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취재 결과 약국, 안경점 등 시내 일원 상가 곳곳에 ‘정원박람회 안내소’ 라고 지정된 곳에도 박람회 홍보물 한 장 비치된 곳이 없었다. 안내소 직원들은 “안내소 지정만 되었지 무엇을 홍보하고 무엇을 안내해야 하는지 사전 교육도 없었다”고 말했다.

▲ 5월 2일 문화의거리 한옥글방 야간 문화행사에서 초등학생 공연자가 대중가요를 부르고 있다.
시내 권 일원에서 월요일을 제외하고 실시되는 문화예술행사의 안내 지도에도 정원박람회장 표기가 누락된 채 사용되고 있다. 박람회장과 시내 권 문화예술행사를 연계하는 홍보도 미흡하다. 서로가 서로를 알지도 못하는데 시민들은 무엇을 안내하고 홍보해야할지 막연하기만 하다.

▲ 5월 2일 조례호수공원 문화행사
그러다 보니 박람회장은 연일 관람객 수가 넘쳐나는 반면  ‘항꾼에 즐기는 문화예술행사’장에는 행사 주최자들만의 자축행사가 되고 있다. 초등학생 공연자가 야간 행사장 무대에서 대중가요를 부르고 있고 분위기는 어느 집 환갑잔치 수준. 그나마도 객석은 텅 비어있다. 어느 지역민은 연일 떠들어대는 소리에 짜증이 난다고 했다. 행사 기획이 문제일수도 있지만 서로 공유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장과 함께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했던 지역 경제도 빨간불이 켜졌다. 박람회장을 한 바퀴 관람하는 시간만 4시간 이상. 그늘막 등 편의시설이 부족한 박람회장을 관람한 단체 관람객들은 피곤함에 지쳐 순천의 다른 관광지를 찾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인근 보성, 광양, 여수 등지에서 박람회 파급효과를 노리고 문예행사를 활발하게 유치하고 있고, 박람회 열기만 뜨거웠지 순천의 지역경제는 사실상 흔들리고 있다.

조충훈 시장도 이 점을 인정했다. 조 시장은 “박람회 주차장을 가보면 인근 도심의 숙박, 음식 점주들이 홍보물과 심지어는 관광버스 기사들에게 5만원의 인센티브를 주면서 까지 손님 끌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순천 시민들은 퍼주는 것에는 익숙하면서 수익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에는 약하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상가 번영회와 함께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피력했다.

 관광적인 측면에서 도심의 체류형 관광은 지역의 세수를 높이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몫을 하게 된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순천은 성공적인 박람회 개최와 경제적인 발전을 모색할 것이고, 그에 부응하는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기대도 크다. 박람회를 통한 관광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순천의 지역 경제에 크나큰 이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했을 때, 그 관광객이 지역에서 먹고 자고 소비하는 체류 형 관광의 흐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일 박람회 입장객 수가 기록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박람회 성공을 위해 조직위와 시민들의 역할이 무엇이 선행되어야 하는지가 중요한 시점이다. 순천시와 조직위는 넘쳐나는 관람객들을 순천의 권역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 순천 시민이 힘을 모아 박람회를 응원하는 것도 박람회가 가져다 줄 순천 경제의 기대효과라는 점을 조직위는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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