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일 한국유기질비료산업협동조합 이사장
개콘(개그콘서트)의 ‘레알(real)사전’이라는 코너는 원래의 사전적 의미와 달리 뒤틀린 현실세계의 여러 가지 개념 및 상황을 풍자하는 코너이다.

개콘을 보시는 분은 알겠지만 예를 들면 ‘생일선물’을 사전적 의미로 정의하지 않고 현실세계에서 뒤틀리는 상황을 묘사하는데 남자친구에게 여자 친구의 생일선물이란 ‘명품백 바치며 개털 되는 날’ 뭐 이런 식으로 비꼬며 풍자한다.

요번 칼럼도 제목얘기부터 시작하자면 말 그대로 친환경농업이란? 우리 한국 사회에 어떤 개념으로 정의되고 있는가라는 문제제기이다.

먼저 농진청에서 정의한 개념을 그대로 옮기면 ‘농업이 가지고 있는 홍수조절, 토양보전 등 공익적 기능을 최대한 살리고 화학비료와 농약사용을 최소화하여 농산물을 생산하고 환경을 보존하면서 소비자에게 건전한 식품을 공급하고 생산자인 농업인에게 소득을 보장해주는 방법으로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게 하려는 농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일반적, 보편적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달리 개콘의 형식을 빌린 ‘레알사전’적 의미는 전혀 다른 현상과 혼돈을 낳고 있기에 친환경농업의 사회적, 현실적 의미와 개념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친환경농업을 정의하고자 할 때 우리가 혼돈에 빠지는 이유는
첫째, 친환경농업과 유기농업의 차이에 따른 이해 부족이다.
둘째, 에너지를 중심에 놓고 정의하는 푸드마일리지(food mileage)로 로컬 푸드운동 또는 지산지소운동이 여기에 해당한다.
셋째, 대안적 운동인 채식주의 운동이다.

즉, 친환경농업이라는 광의의 범주에 유기농업과 에너지중심의 푸드마일리지, 채식주의가 뒤섞이면서 서로 친환경이라고 같은 말을 하면서도 다른 곳을 지향하는 경우를 수없이 많이 보아왔다.

필자의 직업이 농업이기는 하지만 체계적 공부가 부족함으로 여기서는 문제제기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민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친환경농업의 개념정의를 몇차례에 걸쳐 풀어 나가보기로 하자.

우리사회가 지향해야할 농업이 친환경농업임은 명확함에도 그 ‘친환경’이라는 단어의 개념을 서로 다르게 이해한다면 우리는 결국 배가 산으로 가는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농업은 단순히 하나의 산업분야일 수 없다.

농업이 가지고 있는 공익성, 즉 홍수의 조절, 환경의 보전, 토양의 정화능력 등 사회구성원 전체와 접하고 있는 면이 넓고 다양하기 때문에 그곳에 종사하는 농업인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존재하며 사회구성원 전체의 협의와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다음호부터 유기농업과 푸드마일리지, 채식주의 운동 등 친환경농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같이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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