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문학기행단장 김준희 씨
순천청년연대에서 활동하던 2009년 겨울, 그와 청년연대 회원들은 좀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일들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 문학회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시민단체에서 태백산맥문학기행이 탄생하게 된다. 준비기간을 걸쳐 2010년 3월부터 문학기행을 시작하였고 지금까지 쭉 이어지고 있다. 매월 둘째주 토요일이 되면 그는 태백산맥문학기행단장이 되어 문학기행을 진행하기 위해 벌교로 간다.
참가비 없는 태백산맥문학기행
태백산맥문학기행에는 기존의 문학기행과는 다른 점이 많다. 기존의 문학기행이 한 사람의 해설사가 여러 명을 데리고 다니는 구조다 보니 30~40분이 지나면 해설사 주위에 관심있는 3~4명만 남게 된다. 하지만 태백산맥문학기행에는 해설 뿐만 아니라 5개의 상황극을 관람할 수 있고, 그 상황극에 관객들이 출연하다보니 기행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이 소외되지 않고 기행에 동참할 수 있게 된다.
또 태백산맥문학기행은 참가자들에게 돈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문학기행을 만드는 사람들이 매월 2만원 씩 회비를 내면서 운영하고 있다. 보성군청에도 지원을 요청할 만하지만 외부의 자금에 기대지 않는다. 그렇게 해야 외부 지원이 끊겼을 때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돈이 모이지 않으니 조직 내에서 돈 때문에 싸우는 일도 없단다. 자기돈과 시간을 내어가면서 운영되는 태백산맥기행단원들이 신기할 따름이다.
올해는 도심형 텃밭을 진행
김준희 씨는 태백산맥문학기행단장이기도 하지만 모 정당의 지역 분회장이기도 하다. 지역 분회장으로서 그는 올해 도심형텃밭을 진행할 계획이다. 해룡면 평화마을 쪽에 400평 정도의 땅을 마련했고, 이미 작년에 몇몇 사람들과 함께 테스트를 마친 상태이다. 총 45개의 텃밭을 만들어 일반인들에게 분양할 계획이다. 그리고 수확한 작물들은 주변에 계신 어르신들에게 나누어 드릴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 자리를 통해서 당원들과 일반인들의 만남도 꿈꾸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만나는 과정을 통해서 오해와 편견을 없애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지고 있었다.
철저한 자기 관리
그가 또 이렇게 활동을 해 나갈 수 있는 비결은 사우나다. 그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사우나를 하고,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한다. 그에게 사우나와 수영은 ‘영양제’다. 이렇게 그만의 ‘영양제’를 먹어야 다른 일정을 힘있게 소화해 나갈 수 있다고 한다.
철저한 자기관리만 있다고 사람들을 조직하고 함께 일을 해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이는 사람들과 함께 해 나갈 수 있는 비법이 있는 것 같았다. 내가 보기에 그 비법은 유연함과 물렁물렁함인 것 같았다. 그이는 자기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철저하지만 그것을 타인에게도 똑같이 적용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상황에 따라 자신이 만들어 놓은 것도 바꿀 줄 아는 유연함을 가진 사람이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그는 기획취재2팀원 중 가장 연장자에게 자신의 부인이 직접 만든 무릎담요를 선물했다. 그리고나서 다이어리에 적힌 일정 두 개(인터뷰, 무릎담요)에 파란색 동그라미를 쳤다. 인터뷰를 통해서 사람을 만나는 것은 나를 변화하게 하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인터뷰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구석에 쳐박혀 있던 다이어리를 꺼낸다. 그리고 비어있던 페이지에 일정들을 하나하나씩 적어나간다. 그리고 행한 일들 앞에 파란색 볼펜으로 동그라미를 쳐 나간다.
기획취재 2팀-사진:임숙영/정리: 임경환
기획취재 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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