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노동절은 하루 12~16시간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내몰린 채 저임금에 시달리던 미국의 노동자들이 1886년 5월 1일 ‘8시간 노동’을 외치며 총파업에 돌입하며 투쟁했던 날을 국제적으로 기념하는 날이다.

 
전 세계 노동자들은 1890년 5월 1일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를 외치며 각 국의 형편에 맞게 제1회 세계노동절대회를 치렀고 그 이후 지금까지 노동자들의 연대와 단결을 외치는 날로 맞이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해마다 전체 노동자들의 가장 절실한 요구를 담아 전국 방방곡곡에서 세계노동절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860만명이 넘는 비정규직노동자의 현실을 고발하고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가 전국에서 울려 퍼졌다.

세계노동절은 전 세계 노동자들의 생일이자 축제의 날이지만 우리의 현실은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기에는 너무도 열악한 노동환경에 살고 있다.

세계노동절 123주년을 맞이하여 우리 지역의 다양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그 목소리의 바람대로 노동이 존중받고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이 하루빨리 오길 두 손 모아 본다.


서비스유통노동자의 현실, 너무나 착잡

▲ 김경민 홈플러스 풍덕점 노동자
대다수 사람들은 서비스업이 육체노동이 약하고 편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남들 다 쉴 때 쉬지도 못하고 공휴일에 근무해도 추가수당도 나오지 않고 고객도 많아 업무강도도 더 세고 힘듭니다.

서비스유통사업장은 여성노동자가 대다수입니다. 대용량 상품들을 나르고 진열하는 여성노동자들은 근골격계 증상이 많아지고 그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고 병가 심지어 퇴사까지 이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매출이 우선이지 여성노동자들이 20~30kg 무게가 나가는 물건을 옮기든 말든 신경 안 쓰니까요.

그런데 육체노동보다 더 힘든 게 바로 감정노동입니다. 고객이 폭언, 욕설 등을 해도 항상 웃으면서 응대해야 합니다. 회사는 고객에게 웃나 안 웃나 인사 잘하나 안하나 이런저런 항목을 만들어서 정기적으로 감시하고 평가하는 미스테리쇼핑이란 제도를 만들어 직원들은 항상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서비스유통 사업장에도 휴일에 근무하면 타 사업장처럼 추가수당을 지급하고, 몇몇 서비스사업장에서 지급하고 있는 감정노동수당도 지급하고, 사람이 사람을 감시하는 그런 제도는 없앴으면 하는 게 바램입니다.


인간다운 삶 위해 비정규직 없애야

▲ 한승철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노동자
열악한 노동환경을 바꾸고자 노동조합을 만든 지 8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해고, 공장점거투쟁, 구속 등 너무나 많은 고통이 있었지만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정규직과 비교하면 노동환경과 임금의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노동조합이 없는 비정규직노동자들에 비하면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습니다. 현재 노동조합은 원청사인 현대하이스코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진행하고 있고, 2013년 교섭에서는 4조3교대의 시행 일자를 확정짓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조합원 가입사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고 조합원도 많이 늘었습니다. 철저한 준비를 통하여 비정규직에서 탈피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것입니다.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지만 정규직의 삶이 멀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껴봅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시민선전전을 통하여 시민들에게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많이 알려 나갈 것입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원, 하청 노동자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원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흔들리는 사회복지, 이대로는 안 돼

▲ 안용호 사회복지시설 인애원 해고자
사회복지는 국민들을 위해 국가가 마지막으로 행하는 서비스이다. 그러나 현재 사회복지법인과 시설은 부정과 횡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감사원에서는 전라남도 지역의 법인과 시설들을 감사한 결과를 올해 3월에 발표하였다. 근무하지 않는 직원이 근무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횡령, 식자재를 산 것처럼 또는 양과 가격을 부풀려 횡령, 관리감독 기관에 말하지 않고 법인 이름으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 횡령 등 과거 순천 사회복지법인 인애원의 국고보조금 횡령방법과 똑같다. 특히 순천 성신원 대표이사는 법인카드로 서울 강남 술집에서 530만원을 지출하는 등 도덕적 타락이 이미 도를 넘어섰다. 감사원은 횡령의 책임은 1차적으로 전라남도청과 각 지자체에게 있다며 철저한 관리·감독을 지시하였다. 즉, 사회복지담당 공무원들의 관리감독 소홀로 국고보조금이 줄줄 새고 있다는 감사원의 판단인 것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질 높은 서비스를 위해 사회복지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이다. 시설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방적으로 삭감하거나 월 250시간 이상을 일하여도 시간외수당은 생각지도 못하는 등 노동조건 저하와 인권침해를 당해도 어디다 하소연할 때도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이를 개선시키기 위해 노조를 설립하면 극심한 탄압을 받는 곳이 사회복지 현장이다.

국민의 세금과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사회복지법인과 시설의 민주적인 운영에 대해 순천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감시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비정상적 노동환경이 지역언론의 건강성 해쳐-언론노동자

5·1절, 스스로 묻는다. 현실의 언론인들은 노동자인가? 그렇다. 1987년 이후 상당수 신문 방송사에 노동조합이 결성됐고 기자들 개개인도 노동자로서의 의식을 갖춰가는 것으로 보인다. 사별, 매체별로 차이는 크지만 노동에 대한 인식, 이른바 ‘노동자 정신’도 기자들의 의식 속에 뿌리를 내려가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질문을 약간 바꿔보자. 지금 ‘지역 언론인’ 들은 노동자인가? 갸우뚱해 질 수밖에 없다. 순천시장이 요구한 긴급 기자회견에 30명의 기자가 모였다 치자. 노동조합에 가입된 기자가 몇 명이나 될 것 같은가. 노동 3권을 보장받는, 노동자로서의 언론인은 몇 퍼센트일까. 정상적인 급여와 복지 혜택을 누리는 기자들은 또 얼마나 될까. 

기자들의 처우개선, 시급하지만 지금 그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지역 언론계의 비정상적 노동 환경이 지역 언론의 건강성을 해치는 토양이 되고 있다는데 있다. 허약한 물적 기반에서 빚어진 현실과의 간극을 기자들은 무엇으로 메워가야 할 것인가? ‘초인적인 기자정신’ 아니면 편법과 타협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10년 후를 희망적으로 그려본다. 언론인 대부분이 노동조합원이거나, 아니더라도 최소한 최저임금기준에 부합하는 급여를 받고 경력을 인정받고, 오랜 기간 열심히 일하면 지역 언론인으로서의 존경을 받는다. 그리고 자식들에게 지역에서 기자를 해보라고 기꺼이 추천할 수 있다!

지역의 모든 ‘언론인’들이 ‘언론 노동자’가 되는 것! 당연한 요구가 간절한 희망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지역의 현실이다.


철도민영화 꼼수‘제2철도공사 추진’막아내야

▲ 이행섭 철도노동자
2012년 전 국민이 반대하여 추진하지 못한 MB정부의 수서발 KTX민영화를 박근혜 정부가 또 다른 꼼수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바로 ‘제2철도공사 추진’으로 철도 쪼개기를 통해 철도를 분할하여 민영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수서발 KTX는 기존 KTX 노선과 80% 이상 중복되며, 가장 큰 시장인 수도권 고객은 전체 이용의 70%, 수익의 80%을 차지하는 알짜배기 노선입니다.

적자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도공사의 알짜배기 KTX노선을 빼간 이후, 수익성 감소, 경영약화를 이유로 의도적으로 철도를 분할민영화하려는 것이 제2철도공사 추진의 의도입니다.

철도의 분할은 철도공공성을 훼손하는 동시에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철도의 적자는 시설과 운영의 상하 분리로 인한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발생되었습니다. 철도강국으로 불리는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철도시설과 운영을 통합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비싼 요금으로 인한 국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철도민영화는 막아야 하며, 철도를 쪼개기보다는 철도의 공공성 확보와 열차안전을 위해서라도 이원화된 시설과 운영의 통합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 입니다.

국민의 요구는 KTX민영화 반대입니다. 철도노동자들과 철도가족들 그리고 국민들과 함께  KTX 민영화를 막아내고 국민의 철도를 지키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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