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약 70% 영업 중단. 지역경제‘휘청’
“철새가 AI원인 아니라는데, 책임 떠넘겨”

조류인플루엔자를 예방한다며 지난달 22일부터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이 폐쇄되면서 한 달째 지역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광객이 많은 방학과 연휴임에도 순천만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인데, 급기야 주변 지역 상인들이 순천만 폐쇄 철회를 요구하는 청원운동을 펼치고 있다. 

▲ 순천만 자연생태 공원이 폐쇄된 지 한 달째를 맞고 있다. 이 때문에 주변 상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급기야‘순천만 폐쇄 철회 청원’을 하고 나섰다.
순천시는 지난 1월 22일부터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폐쇄하고, 관광객의 출입을 막고 있다. 순천시가 대한민국의 생태수도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조류인플루엔자(AI)를 예방한다는 명목으로 전국 철새 도래지 중 가장 먼저 이뤄진 조치였다. 순천만을 폐쇄한 이후 환경부에서도 관광객 출입을 제한할 것을 권고하면서 다른 지역 철새도래지에서도 선택적으로 관광객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순천만이 폐쇄된 지 한 달째가 되어 가면서 순천만 주변 상인은 직격탄을 맞았고, 순천역과 아랫장 등 관광객이 많이 찾는 숙박과 음식점 등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순천만 폐쇄와 함께 영업을 중단한 순천만 인근 식당 출입구.
순천역 주변의 한 커피전문점 대표는 “방학이면 철도 ‘내일로’를 이용하는 대학생과 주말을 맞아 순천만을 찾는 손님이 많았는데, 올해는 철도파업 뒤에 AI까지 겹쳐 손님이 뚝 끊겼다”며 힘들어했다. 아랫장 주변 상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순천만 폐쇄가 장기화하면서 지역 경제가 어려워지자 순천만 주변 상인들이 순천만 폐쇄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순천만 주변 지역 상인들(상가번영회)은 최근 ‘순천만 폐쇄 철회 촉구 청원서’ 서명을 받고 있다. 이들은 시민 10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이번 주 중 청원서를 순천시에 접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순천시가 순천만을 폐쇄하면서 순천만 주변 상가는 약 70%가 영업을 중단하고, 시내의 아랫장과 웃장의 많은 식당이 ‘폭탄을 맞았다’고 표현할 정도로 매출액이 줄어 힘들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청원서를 통해 “조류전문가 등 국내․외 학계에서도 ‘철새가 조류인플루엔자의 원인이 아니라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순천만을 무작정 폐쇄한 것은 농림부의 방역 조치 잘못을 철새에게 덮어씌우는 것이고, 시민의 생존권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순천만 주변 상인들은 순천시에 “환경단체에서도 철새 모이 주기 운동을 재개하였고, 순천만을 개방한다고 관광객이 철새와 직접 접촉할 일이 없는 만큼 지역 상인의 생존권을 위해서라도 폐쇄조치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상인들의 청원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순천시 순천만보전과 권오복 과장은 “순천만 폐쇄 철회 여부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면서 “우리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개방하고 싶지만 아직 AI의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장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상인들이 개방요구를 하려면 AI예방을 위한 노력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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