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소정
아름다운가게 광주전남 공동대표
최근 통계청 자료로는 우리나라의 2012년 출산율은 1.29명으로 초(超)저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산모의 평균 출산 나이도 31.62세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앞으로도 문제이다. 지난해 보건사회연구원이 한 설문조사 결과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남성은 31.7%를 보인 반면, 여성은 19.4%에 불과했다.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결혼 포기나 만혼, 출산 포기로 인한 초저출산율 등의 사회문제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개인적 책임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 정책적 대응 부족으로 인한 결과임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성계에서는 이 같은 사회문제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여성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성 평등 사회를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성이 빈곤과 양극화 해소, 고용률 증진, 출산율 회복에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여성은 가정뿐만 아니라 지역과 국가 발전을 위한 파트너라는 인식이 형성된 만큼 그에 뒤따르는 실질적인 성 평등 국가를 이뤄야 한다.

그동안 여성계의 노력으로 여성발전기본법이 제정되었고, 정치나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할당제가 도입되는 등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다. 정부에서도 별도의 여성정책이 만들어지고, 여성의 사회진출과 권익향상도 이뤄졌다. 그러나 체감 정도는 아직 미흡하다. 아직도 중요한 정책 결정에 뒷전인 경우가 적지 않고, 조직 내에서 지도자의 역할도 미미하다. 무엇이 문제일까?  

최근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거듭된 말실수 등의 논란으로 취임 10개월 만에 경질되었다. 또 한 명의 여성 지도자가 경질되는 불명예이다. 경질의 직접적 이유가 개인의 부적절한 언행과 적절치 못한 태도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인사 실패, 정부의 과도한 대응, 언론의 마녀사냥식 보도가 근본적인 이유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여성계가 여성 지도력을 준비하고, 여성 리더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보여줘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성은 결혼 이후 임신과 출산, 양육과 가사노동 등을 겪으며 우울증이 심해진다는 보도가 있다. 결혼 이후 육아와 가사노동을 전담하면서 스스로 꿈을 잃어가는 기혼 여성들이 여전히 많은 현실이다. 그런데 최근 육아나 가사노동을 삶에 행복한 동행으로 인식하고, 경력단절을 극복하며 꿈을 찾아 나가는 여성 음악인들의 활동 소식을 접하면서 마음이 밝아졌다.  

그렇다. 여성 스스로 주어진 현실을 극복하는 역량과 지도력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여성 리더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보여줘야 한다. 여성할당제에 의지해 준비되지 않은 여성, 훈련되지 않은 여성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여전히 문제 발생의 여지를 안고 있는 것이다.

철학과 실력, 그리고 품위와 상황에 대처하는 판단력 등을 갖추고,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감성까지 결합시킨다면 여성의 역할은 크게 확대될 것이다. 그런 자질을 갖춘 여성을 잘 보고 지켜줄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에 반해 여성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거나 사회분위기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건강한 사회공동체를 훼손하는 결과를 빚게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말도 있다. 여성은 남성을 보조하면 된다거나 똑똑한 여성은 팔자가 세다는 등 여성을 인정하지 않는 풍토를 개선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마지막 자원이 여성이라고 한다. 우리 주변에서부터 성평등적인 사회분위기가 조성되어야 바람직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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