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새해 방학 기간. 순천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들에겐 방학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전 7시 50분까지 등교해 5교시를 연이어 수업하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자율학습을 진행한다. 예비 고3 학생들은 10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형식상으로만 ‘자율’인 ‘강제’교육이라며 순천 아무개 고등학교 한 학생이 국가인권위원회 홈페이지에 신고글을 올렸다. 학교의 학생 자율학습 선택권에 대한 침해가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면, 교칙이 헌법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 묻는 내용의 글로, 게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위원회에서 학교에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이후 일시적으로 학생들에게 자율학습 참여를 선택하게 하고, 학생이 합당한 사유를 제출하면 보충학습 역시 쉽게 빼주는 등 ‘강제성’이 약화되는 듯 했다. 학생들에게 여가 시간이 주어지고, 창의적 활동을 하고, 지친 심신을 풀 수 있게 하는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율화’의 기미를 보이던 자율학습이 최근 들어 다시 ‘강제화’되고 있다고 한다. 자율학습의 강제성이 완화돼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들이 급격하게 줄어들자 교사들의 태도가 변했다고 한다. 심하게 아프거나 집에 일이 생기지 않은 경우엔 거의 대부분 자율학습에 강제로 참여하도록 하고, 학원수강이나 병원진료 등은 조퇴사유가 되지 않을 정도다.

몸이 아파도 병원을 가지 못하고, 학원 수강 일정이 엉망이 되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또한 방학 중에도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사실에 불만을 표출하며 공부하는 것을 거부하고, 자습시간에 잠을 자는 학생의 수 역시 늘고 있다.

이렇듯 순천 시내 일반계 고등학교의 강제 자율학습으로 인해 학생들의 스트레스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학교에서는 양보다 질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교육방법 역시 과거의 것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학생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인지 판단해 새로운 방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순천고등학교 2학년 신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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