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7일, 오롯이 ‘협동조합’이란 이 네 글자가 맺어준 인연으로 이들의 ‘봄길’에 함께 했다.
‘상상창작소 봄’이라, 이름만으로도 연초록의 싱그러운 생명력이 꿈틀대는 느낌이다.

계절의 시작 ‘봄’을 뜻하기도 하며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겠다는 의미의 ‘봄’이기도 한 ‘상상창작소 봄’(이하 봄)은 광주에서 활동하는 젊은 기획자, 문화작가들 그리고 우리 문화를 사랑하고 아끼는 많은 시민들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이다. 현재 60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봄은 전시, 답사와 같은 문화기획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출판, 인쇄, 각종 교육프로그램 운영 및 개발, 문화콘텐츠개발 등을 펼치고 있다.

올 1월에 등록신청을 한 불과 몇 달 안 되는 활동기간임에도 푸른광주21이 추진하는 ‘내 집 앞 가꾸기’, ‘광주문화 둘레길’ 등의 공모 사업에 선정되었고, CI 작업 및 마을지 제작 작업 등을 통해 큰 성과를 얻고 있다. 그야말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는 봄이다.

 

봄길 - 근대를 마중하다<군산>

봄은 조합원을 비롯해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답사프로그램 ‘봄길’을 매월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로 떠나는 이번 4월 봄길은 ‘근대를 마중하다’라는 주제로 전라북도 군산을 찾았다(사진). 일제강점기에 가난한 백성들이 짓밟히며 수탈 당했던 우리 지난날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서린 군산. 지금은 많이 사라져 버린 일제 잔재들이 이곳 군산에는 상처를 덮지 말고 되새김질하며 기억하자는 듯 여러 채의 일본식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일제가 쌀의 반출을 위해 세웠던 ‘임피역’을 시작으로 불법적으로 우리 문화재를 수집해 보관했던 ‘시마타니 금고’, 전국최대 농장주 구마모토가 건립했다는 ‘이영춘 가옥’, 일제강점기에 군산으로 몰렸던 쌀과 돈의 규모를 짐작케 했던 ‘구 군산세관과 일본은행’ 그리고 일본식 가옥들과 옛 일본 사찰 ‘동국사’에 이르기까지 군산 곳곳에서 아물지 않은 근대의 흔적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문화 사업이라고 하면 새로 만들거나 혹은 오래된 것을 찾는 것으로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있는 것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와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좋은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봄’은 많은 사람들의 좋은 의지와 마음들을 하나로 모아 지역의 문화를 배우며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마지막 답사지역 이었던 ‘군산문화창작공간 - 여인숙’에서 오래되어 허름했던 옛 여인숙이 지역 문화작가들의 창작공간으로 재탄생한 모습을 함께 본 후 건낸 김정현 대표의 말이다.

 
‘상상창작소 봄’의 푸른 열정이 아롱대는 광주는 늘 새로운 ‘봄’으로 인해 아름다운 문화도시 광주로 거듭날 것이다. 이날 봄 길을 함께 걸으며 내가 살고 있는 순천의 봄은 어디쯤에 와 있나 생각해 보았다. 우리들의 마음에 봄을 품고 있는 한 순천에서도 상상이 현실이 되는 새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고 순천언론협동조합이 그 봄을 깨우는 바람이 되어주길 희망해본다. 아니 어쩌면, 지금 우리는 바람이 되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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