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관람객 늘리기 위한 동원”

순천시 “생태체험 프로그램 지원”

순천시가 순천지역의 모든 초등학생과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정원박람회를 관람할 수 있도록 입장료와 간식비 등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무료입장은 없다던 당초의 원칙을 순천시가 스스로 훼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정원박람회 입장권 예매를 시작하면서 “입장권의 가격을 낮추거나 무료입장권 발행은 없을 것이다”고 못박았다. 지난해 개최된 여수세계박람회 때 막판 관람객 유치를 위해 할인권과 무료입장권이 배부된 것을 염두에 둔 입장 표명이었다.

그런데 최근 순천지역의 일부 학교에서 정원박람회장을 단체 관람하면서 입장료는 물론 간식비까지 순천시가 지원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시작되었다. 학생들과 함께 정원박람회장을 다녀온 한 교사는 “우리지역 학생들이 정원박람회를 견학할 수 있도록 입장료를 지원할 수는 있다고 생각했지만 시민 세금으로 간식비까지 지원하는 것은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순천시에 확인해 본 결과 평생학습과에서 2013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순천지역의 모든 초․중․고등학생 약 4만5000명이 정원박람회장을 관람할 수 있도록 1인당 5000원씩 약 2억3000만원을 마련했다. ‘생태 체험학습 프로그램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각 학교에 보조금을 지원한 것이다.

현재 정원박람회장의 경우 청소년 1일 보통권 입장료는 1만2000원이지만 교육기관에서 체험학습으로 단체 관람하는 경우 1인당 3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따라서 학교별로 보조금 집행방식은 일부 차이가 있지만 정원박람회장을 찾는 학생들의 입장료와 간식비, 교통비 등을 지원해 준 것이다.

이와 관련 순천시 평생학습과는 “해당 보조금은 학생들의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각 학교별로 계획을 수립해 시행하는 것”이라며 정원박람회를 염두에 둔 보조금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정원박람회장이 아닌 다른 현장으로 생태체험 프로그램 계획을 수립한 학교가 있느냐?”는 질문에 “올해는 정원박람회가 열리기 때문에 모든 학교가 정원박람회장을 찾는 것으로 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올해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매년 학생들의 생태체험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실을 접한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당초 무료입장은 없다던 것과 달리 순천시 예산을 지원해 입장료 등을 지원한 것은 관람객 수를 늘리기 위한 동원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정원박람회 성공 개최를 위해 노력하는 순천시가 우리지역 학생들이 정원박람회를 관람할 수 있게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좋은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는 의견도 있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