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잔디대금 못 받은 업체·농민들 항의

장비업체“박람회장 출입문 막겠다”말까지

정원박람회가 개장한 지 20일 정도 되면서 관람객 유치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정작 정원박람회장을 조성을 담당했던 공사업체들은 남들은 모르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순천시와 공사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4월 29일 오전 8시경. 순천시장실로 농민들이 몰려왔다. 정원박람회장에 잔디를 납품하고 아직까지 잔디대금을 받지 못한 다른 지역 농민들이었다. 이들은 잔디대금을 받지 못해 순천시에 전화로 민원도 넣어보고, 인터넷 ‘시장에게 바란다’에 요구사항도 전달했지만 확실한 답변을 받지 못하자 시장실로 몰려온 것이다.

농민들은 이날 조충훈 시장을 직접 면담하였고, 조 시장이 조직위 관계자를 불러 농민들 아픔을 살펴 순천시(정원박람회 조직위)가 직접 지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도록 지시하면서 일단락되었다.

법적으로만 보면 이들 잔디재배 농민이 순천시로부터 잔디대금을 받기는 쉽지 않다. 순천시는 도급업체와 공사계약을 체결했고, 해당 도급업체는 하청에 재하청을 통해 잔디를 납품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잔디재배 농민들은 하청업체를 통해 잔디값을 받아야 하지만 해당 하청업체도 공사대금 상당액을 받지 못해 잔디값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순천시장이 직접 나서면서 잔디재배 농민들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듯 하지만 공사비와 자재대금 미지급 문제는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사업체가 공사비를 모두 받지 못하면서 장비 임대료와 물품대금 등이 줄줄이 지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공사업체 관계자는 “정원박람회장에 사람만 많이 오면 뭐하나? 정원박람회장 조성에 참여했던 또 다른 시민들이 다 울고 있는데...”라며 한탄했다. 또 다른 공사업체 관계자도 “행사를 치르려면 공기가 시급하다고 공사를 먼저 하게 해 놓고는 공사비가 지급되지 않으니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했다. 이 때문에 “일부 장비업체에서는 장비대금이 계속 지급되지 않으면 정원박람회장 출입문을 막아버리겠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공사업체 관계자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강철웅 부장은 “정원박람회장 준공계는 들어왔고, 3차분 공사비 약 30억원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도급업체에서 추가로 공사비 지급을 요구하고 있는 금액(공사 진행 중 변경 공사분)과 관련해서는 “정당하다고 판단되는 금액은 받아들이지만 근거가 미약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도급업체에서 요구하는 금액을 모두 지급할 수 없고, “(조직위원회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우면 소송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업체에서 요구하는 금액과 조직위원회 입장은 정해져 있지만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와 도급업체가 공사비 지급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애꿎은 하청업체 종사자들만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