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우
순천민들레하나한의원 원장
고혈압,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뇌출혈로 쓰러져서 결국 반신불수가 된 성격 화끈한 아저씨가 생각납니다. 장애를 입어 자기 힘만으로 살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렇지는 않지만 평생 병자로 살아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2012년 조사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른 우리나라 주요 만성질환의 유병률을 살펴보면, 30세 이상 인구의 28.9%가 고혈압을, 9%가 당뇨병을 앓고 있습니다. 또 70세 이상 인구에서는 고혈압은 10명중 6명, 당뇨병은 4명중 1명으로 그 유병률이 증가하였습니다. 단일 질환으로서는 고혈압보다 높은 질환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심장에서 뿜어내는 혈액이 혈관의 벽에 미치는 힘을 측정한 것이 혈압입니다. 혈압의 종류에는 최고혈압(수축기 혈압)과 최저혈압(이완기 혈압)이 있는데, 혈압 측정 시에는 최고혈압과 최저혈압을 모두 기록해야 하며, 최고혈압을 먼저 쓰고, 그 뒤에 최저혈압을 적습니다. 현대 의학적으로 정상은 최고혈압 120mmHg 미만/최저혈압 80mmHg 미만으로, 고혈압 전단계는 120~139/80~89, 고혈압 1단계는 140~159/90~99, 고혈압 2단계는 160이상/100 이상으로 구분합니다.

자연의학적 측면에서 고혈압을 볼 때, 세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한 번의 기계적 수치만으로 쉽게 판단하고 자신을 평생 환자로 만들지 마십시오.

혈압계의 정밀도, 측정 시간의 균일성, 정신 상태의 변동, 섭취 음식의 차이 등등 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것이 혈압입니다. 그러므로 자동혈압계로 한두 번 측정한 것을 자신의 혈압으로 인정하지 말고, 수동혈압계로 최소 5회 이상 정확한 측정을 통해 자신의 혈압을 인정하여야 합니다.

둘째, 절대수치로서 120/80미만을 고집하는 것은 협소한 시각입니다.

혈압의 정상 수치는 상대적인 것으로 나이·인종·지역·환경·체질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합당합니다. 기준이 고착되어 있으면 노령 인구의 증가와 함께 고혈압의 환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모든 만물은 시간에 따라 변하는 것이므로, 혈압도 나이에 따라 변하는 것이 정상이죠. 어린이의 최고 혈압은 90 이하인데, 성장함에 따라서 혈압은 점점 높아지고 자기 나이에 90을 더한 것이 정상적인 혈압의 수치로 봅니다. 정상 수치를 120/80으로 고착시켜 놓으면 50대 이후부터는 웬만하면 모두 혈압약을 먹어야 한다니 그 자체가 비정상적 아닌가요?

셋째, 고혈압은 혈압약을 먹기만 하면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고혈압 약으로 고혈압을 근본 치유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혈압의 장애를 개선시켜 장기에 치명적인 장애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는 있습니다. 의학의 발달로 고혈압이 있는 사람들도 사회와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다 생산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높이 평가되어야 합니다. 동시에 혈압약으로 고혈압이 정상이 되었다고 해서, 고혈압이라는 ‘증상’이 자기에게 얘기해주는 몸의 이상을 모두 개선하였다고 생각하는 것은 몸을 우습게 보는 것입니다. 혈압약은 단지 고혈압이라는 증상을 개선시켜줄 뿐입니다. 혈압약은 고혈압이라는 증상의 개선을 위해 우리 몸의 많은 부분을 의도적으로 조작합니다. 이 의도적 조작의 범위가 작고, 기간이 짧을수록 몸에 해를 덜 끼칩니다. 고혈압이라는 상황이 개선되었다면 혈압약의 감량과 중지를 고려하는 것이 합당합니다.

다음에는 인문의학적, 사회의학적 측면에서 본 고혈압과 유익한 방법 몇 가지를 생각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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