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먹는 식재료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2013년 9월 29일 교육부가 김춘진의원(민주당)에게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우리나라 전국 초·중·고 학교급식에 명태 고등어 등 일본산 수산물이 4327kg이나 사용되었습니다. 전남에서도 43개 학교에서 304kg이나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수입된 일부 수산물에서는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검출되었습니다. 정부는 기준치 이하이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하는데 정부에서 정한 기준치를 믿고 안심해도 될까요? 세슘137은 반감기가 30년으로 몸에 흡수되면 근육 등에 축적돼 암이나 유전 장애를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세슘이 들어있는 식품은 우리아이들이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방사성 물질이 학교 급식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이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학부모들의 노력이 없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일은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방사성 물질이란 괴물이 현실로 대두된 상황에서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참여가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저는 한 때 순천 교육공동체 시민회의에 참여하면서 올바른 학교 급식을 위해 노력한 적이 있습니다. 아침 일찍 당일 들어오는 급식자재 검수를 했습니다. 고기류, 수산물, 야채 종류를 꼼꼼히 살펴보는 일이었습니다. 그 식재료는 아이들이 먹음으로써 미래 아이들의 몸을 이루게 될 소중한 재료입니다. 이른 아침시간에 학부모님들이 이런 식재료 검수에 참여하기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집에서 자녀들부터 챙겨야 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의 참여를 바라기는 참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당시 삼산중학교, 이수중학교에서 바람직한 학교 급식을 위해 함께 노력해 주신 학부모님께 새삼 고마움을 느낍니다.

학교 급식의 안전과 품질은 학부모들의 참여로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운영위원회는 학교급식소위원회를 의무적으로 두게 되어있습니다. 학교급식소위원회에서는 급식의 모든 과정을 모니터링하도록 되어 있지만 과연 몇 학교에서나 실제로 시행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학부모의 참여가 없는 학교 급식은 방사성 물질이나 기타 유해한 것들로부터 안전할 수 없습니다. 내 아이 건강을 다른 학부모가 챙겨 주길 바라면서 아침 시간이 바쁘다고 말하는 것은 부모로서 너무 무관심한 태도가 아닐는지요?

다음은 농민신문 2013년 11월 25일자 1면 기사 내용입니다.

“최근 일부 교육청을 중심으로 학교급식에 친환경농산물 등 우리 농산물 사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여기에다 주요 지자체들이 내년도 학교급식 예산을 축소하려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학교급식 시장을 주된 판로로 삼아온 산지 출하조직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는 걸까요?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라고 말하면서 왜 더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려 하지 않는 걸까요? 아이들의 몸을 예산 타령이나 하면서 오염된 먹거리를 제공한다면 죄 받을 일이지요.

전라남도 교육청에서는 2013년 11월 7일자로 ‘전라남도교육청 방사능 등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에 관한 조례’(전라남도 조례 제3768호)를 공포했습니다. 전국 지자체 중에서 세 번째로 제정했으니 의미있는 일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 조례는 지역의 주민이나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 토론회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제정됐습니다. 특히 오염된 식재료를 감시해야 할 학부모, 지역주민, 학생 등의 참여가 빠져 있고 식재료에 문제가 있을 경우 취할 수 있는 조치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문제가 있습니다. 학교급식 방사성 물질 안전위원회 등이 설치되어 반드시 학부모들의 참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오염된 밥상은 사람을 병들게 합니다. 아이들의 건강을 바란다면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따졌을 경우 12년이나 학교급식을 먹어야 하는 우리아이들의 밥상인데, 손을 놓아서야 되겠습니까?

학교급식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과 참여가 더욱 절실한 때라 여겨집니다. 내 자녀의 밥상은 내가 지켜주어야 하니까요.

김만학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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