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너는
나른한 오후를 청하고 있었다

눈에 아른거리는 햇빛 향기에 취하여
너도 모르게 눈을 감는구나 

부르르, 코끝을 간질이는 바람은
어느새 널 태우고 끝도 없는
초원 한 가운데 있구나 

잠시 영문 모를 고요함
넌 두리번 거렸겠지, 그리고 숨을 죽였겠지 

네 눈 앞에 펼쳐진 황혼(黃昏)은
눈부시게도 아름다웠다
그때를 무어라 표현하리 

그렇게 너는 잠시
오후를 맞이 하였다 

또 다시 고요해 졌다
아까와는 다른
너는 삭막함을 느꼈겠지 

그리고 보았을 것이다
또 다른 세상 속의 황혼(黃昏) 

그 빛은 눈 부시게도 빌딩을 감싸고 있었고
끝도 없는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허망해 하지 마라
한숨짓지 마라 

허무해 할 시간도 없다
내일을 위해서
너를 위해서

최소정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창작동기 : 이 시를 쓰게 된 동기는 학업에 허덕이면서 허한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고등학생에게는 평온하고 나른한 오후는 안타깝게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고등학생에게만 아니라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나의 창창한 나날을 기대하며 힘 빠져 있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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