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순천시사>가 발간된 이후 약 30년 만인 2024년 새해 벽두에 새로운 <순천시사>가 발간될 예정이다. 순천시는 시사편찬을 위하여 각계의 전문가 및 원로들로 구성된 『순천시사편찬위원회(위원장 허석)』를 지난 해 8월에 출범시켰고 10월부터는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기초 작업에 착수하였다. 순천시는 처음부터 “쉽게 쓰고, 재미있는 시사 순천, 곳곳의 이야기를 담은 시사”라는 사업 추진 방향을 설정하였고 이 기저에 따라 『순천시사편찬위원회』에서는 “시민과 함께하는 시사, 미래지향적, 대중적”이라는 시사 편찬의 방향을 승인하였다.

 

참고로 근래 시사의 변천 추이를 살펴보면 “첫째, 대중적으로 쉽게 둘째, 대중들의 현재적 삶을 모습을 분야별로 담고 셋째, 근현대사 부분이 강조되며 넷째, 편찬주기가 짧아지는(대도시는 상설기구로 운영)”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논문 위주의 어려웠던 기존 시사와는 판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순천시사편찬위』가 이러한 방향을 수용한 이상 앞으로의 과제는 어떻게 해서 시민의 의견을 담아 체계적으로 기술하고 순천의 정신과 정체성을 담아내는가에 있다 할 것이다.

 

시사 편찬의 이유

E.H 카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 하였다. 현재는 존재함과 동시에 사라진다. 현재는 ‘항상 존재하지만 일시도 존재할 수 없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간이란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살고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사회적 문화는 과거와 현재의 교감을 통해 형성된다. 곧 역사는 단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삶을 통해 기능하고 실천되는 살아있는 현실이다. 문화란 삶의 양식으로 사회구성원의 사유와 행동규범을 형성한다. 우리는 선조들의 삶의 궤적에서 과거와 현재가 아울러지는 공동체적 삶의 모습을 구현해 낼 필요가 있다. 자기가 소중한 만큼 자신이 몸담고 있는 우리 사회가 소중한 것이다. 이것이 시사를 편찬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순천의 정체성(正體性)이란

어느 지역의 시사이건 정체성을 중대한 화두로 삼고 있다. 정체성이란 “상당 기간 동안 일관되게 유지되는 고유한 실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순천의 정체성이란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지속되고 보존될 가치가 있는 공동체적 의식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공간적으로 벌려놓으면 개인과 지역의 관계라 할 것이다. 이러한 관계를 통해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이 보편화되는데, 구체적으로는 민속 또는 풍속으로 구현된다.

옛 문헌에 나타난 순천의 정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숙종 때 박신규가 쓴 「호남방백에게 준 글」 글에는 “승주와 나주의 풍속은 부유하고 화려하며 의협심을 숭상한다(昇,羅風俗富麗。尙任俠奇氣)”라고 하였고, 영조 때 홍중징의 「신증승평지」에서는 “무당굿을 좋아하고 선비의 습속은 순박하고 인정이 두터워 괴이하고 과격한 일이 없다(喜巫祀 士習淳厚無詭異無矯激之事)”라고 하였고, 정조 때 조현범의 「강남악부」에서는 “순천의 산천은 기이하고 고우며 풍속이 화려하기 때문에 소강남이라 한다(順天之郡山川奇麗 俗尙繁華曰 小江南也)”라고 하였다. 문헌에 나타난 순천인들의 특성은 의협심이 강하고 인정이 두텁고 사람들은 순박하면서도 낙천적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우리는 이것을 순천의 정체성이라 일컫는다.

 

생태도시를 표방하기 이전부터 순천은 문화도시이며 역사도시이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순천은 충효의 정신과 팔마비로 상징되는 청렴 정신이 강조되는 고장이기도 하다. 고려후기부터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왜구의 침략을 의병으로 극복한 지역이며, 갑오년의 동학으로 상징되는 항쟁의 정신, 일제강점기의 저항 등 민족의 위기를 의기(義氣)로 극복한 지역이다. 순천은 ‘여순10.19’의 아픔을 겪으면서 ‘6월항쟁’, ‘87년 노동자 대투쟁’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민주화운동과 발걸음을 나란히 해온 지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순천시사> 편찬의 목적은 정의롭게 살아온 선조들의 삶의 태도를 계승하고 공동체 의식으로 서로를 위하는 사회풍토를 장려하는데 있다고 할 것이다.

 

시민여러분의 참여를 간곡히 요청합니다.

<순천시사>는 순천 시민의 꿈이 되고 얼굴이 되어야 합니다. 글을 써 내는 것만이 참여의 전부가 아닙니다. 하고픈 이야기가 있으면 이야기를 해주시면 됩니다. 의견이 있으면 의견을 제시하시면 됩니다. 좋은 생각이 있으면 아이디어를 제공하시면 됩니다. 간직할만한 자료나 사진이 있으면 자료를 보여주시면 됩니다. 그것도 어려우면 관심만 보여주셔도 참여입니다. 여러분이 관심을 보여준 만큼 <순천시사>는 성숙되어 나올 것입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순천시사편찬위원회’(전화 : 061 755 9081, 사무실 : 순천시 금곡길 61)에 들어가면 시민게시판이 나옵니다. 누구든지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시민여러분이 참여한 만큼 시사의 질도 높아질 것입니다. 그만큼 시민의식도 성숙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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