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놀던 아이가마음을 접으며 기도라도 하듯백지를 납작납작 접어줍니다백지도 그의 손을 접어 줍니다 그의 손은 이따금 귀 떨어진 鶴 울음 소리를가까운 하늘로 놓쳐 버린 모양입니다 그러자 아까부터하늘을 파랗게 쳐다보는그 아이 옆에울 듯 울 듯 서있는 어린 鶴입니다 옛날에 鶴은사람을 등에 태우고기울기울 하늘에서 내려 왔다가神같이 좋게 날라올랐을 것입니다서정춘:등
이틀만인가, 주치의가 진단 결과를 말했다. “할머니는 시신경 탓으로 눈이 그런 것이 아니라, 뇌신경 탓으로 그런 것입니다. 뇌신경 6번이 말을 듣지 않아요. 그러니까 눈동자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겁니다.” 전날 수련의가 뇌에 염증이 있을지 모른다고 하면서, 척추에서 물을 빼 갔는데 마침내 그런 진단을 내린 것 같다. 의사가 말했다. “이제부턴 ‘스테로이
봄이다. 두꺼운 나무 등걸을 비집고 이파리보다 먼저 피어나는 봄꽃은 언제나 감동으로 다가온다. 어린 나무에서 피어나는 꽃은 그저 화사함을 주지만 늙은 농부의 손등처럼 투박한 오래된 나무에서 피어나는 꽃은 감동을 넘어 당찬 희망으로 솟아난다. 봄꽃들이 이파리보다 먼저 피는 이유는 좀 있으면 다투어 피어날 여름 꽃들과의 경쟁을 피해 벌들을 모아 자기를 유지하기
기침은 괴로운 증상이다. 병원을 찾는 사람 중에 기침이 심해 밤에 잠을 못이룬다고 호소하는 환자도 있고 심지어 만성 기침으로 요실금이나 갈비뼈 골절이 생기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기침이 나쁘기만 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기침은 사람의 기도를 지키기 위한 방어 작용이다.기침은 목이나 기관지에 이물질이 들어오거나 가래 같은 분비물을 기도 밖으로 배출하는 작
3급 수준. 흑이 둘 차례로 백을 잡는 문제입니다. 1도(정해)백 1부터 두어 나가는 것이 수순. 흑 2라면 백 3, 5로 두어 오궁 도화. 2도(맞보기)백 1에 흑 2 로 이으면 백 3으로 붙여 a와 b가 맞보기. ○ 답안작성 : 흑은 검정색 동그라미 번호로, 백은 빨간색 동그라미 번호로 수순을 표시하십시오.
비폭력 대화가 전략적 사고와 깊은 관련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비폭력대화라는 제목만 보고, 말을 예의바르게 하는 유교적 태도, 혹은 남을 설득하는 화술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비폭력대화는 말의 문제가 아니라 사고 방식의 문제입니다. 비폭력대화센터에서는 말을 다르게 하는 걸 연습함으로써 생각도 조금씩 바꿔나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데, 저는 먼저
개콘(개그콘서트)의 ‘레알(real)사전’이라는 코너는 원래의 사전적 의미와 달리 뒤틀린 현실세계의 여러 가지 개념 및 상황을 풍자하는 코너이다.개콘을 보시는 분은 알겠지만 예를 들면 ‘생일선물’을 사전적 의미로 정의하지 않고 현실세계에서 뒤틀리는 상황을 묘사하는데 남자친구에게 여자 친구의 생일선물이란 ‘명품백 바치며 개털 되는 날’ 뭐 이런 식으로 비꼬며
최근에 달걀을 배달해주는 세대수를 많이 줄였는데, 얼마 전까지 순천과 벌교에 걸쳐 1주일에 모두 300세대 정도에 달걀을 배달했다. 배달해 온 달걀을 받거나, 대금 결제, 1줄 들이 빈 달걀 용기를 되돌려 주는 일, 달걀의 소비 행태 등에 있어 세대마다 집주인의 개성이 드러난다. 초인종을 누르면 금방 안에서 대답이 들리고 바삐 문을 열어주는 집이 있다. 우
아주 오래전 순천을 지키는 두 신(神)이 있었으니 하나는 용신(龍神)이요, 하나는 호신(虎神)이었다. 이 두 신은 ‘산천이 아름다고 기이하여’ 소강남이라 불리며, ‘백성들의 물산이 부유하고 풍성한’ 순천을 항시 노리던 외적 특히 섬나라 왜구들의 침입을 막기 위해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순천으로 들어오는 유일한 통로였던 남쪽 포구 근처의 기다란 산이 되었으니
아래 기보의 문제를 풀어보세요. 3급 수준. 백이 둘 차례로 흑을 잡는 문제. 1도(정해)- 답은 백 ①. ‘이 한수’로 흑은 살아갈 수 없습니다. 2도(계속)- 흑은 2 로 백이 건너가는 것을 막아야 하지만 백 ③ ⑤ 촉촉수로 그만입니다. ○ 답안작성 : 흑은 검정색 동그라미 번호로, 백은 빨간색 동그라미
아래 기보의 문제를 풀어보세요. 5급 수준. 백이 둘 차례. 흑을 잡는 문제로 변화가 많은 모양입니다. ○ 답안작성 : 흑은 검정색 동그라미 번호로, 백은 빨간색 동그라미 번호로 수순을 표시하십시오. ○ 응모방법 : 기보에 수순을 표시한 뒤 4월 16일까지 우편으로 보내시거나 사진으로 촬영하여 E-mail로 보내시면 됩니다. 보내실 때는 응모자의
2012년 3월 어느 날, 아내는 갑자기 물체가 둘로 보였다 셋으로 보였다 한다고 호소했다. 안과를 찾았다. 시신경노화로 그렇다는 것이다. 더는 손쓸 수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점차 볼 수 없게 되는가요?” “그렇습니다.” 의사는 눈 영양제만 주는 것으로 진찰을 끝냈다. 아무래도 ‘시골안과’는 믿기지 않아서 서울 Y병원 안과를 찾았다. 전에 아내가 백내장
93년 가을.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5년 반 만에 학교에 복학했다. 많은 것들이 변해있었고 또 많은 것들이 그대로 있었다. 나는 무심하고 고고한 채 따갑게 쏟아지는 햇볕을 받으며 거리에 있었다. 세상은 내게 단 한줌의 숨 쉴 공기도, 단 한평의 쉴 공간도 허락하지 않는다고 여겨졌던 시간들. 그것을 견디게 해주었던 것은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였다. 무작정 걸으며
흔히 허리가 아프거나 뻐근하면 혹시 디스크(추간판탈출증)가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의료 상식입니다. 디스크(추간판탈출증), 척추관협착증, 척추탈위증 등이 있을 때는 신경의 장애로 다리가 저리거나 쑤시는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지 허리통증(요통)과는 관계없습니다. 허리통증과 다리가 저려 입원한 환자가 MRI상 디스크로 판명되어 수술 후
‘가을 전어는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 가을 전어의 맛을 약간의 과장을 곁들여 재미있게 표현한 말이다. 그렇다면 남도의 봄을 비슷한 형식으로 표현하면? ‘남도의 봄은 집나갔다 돌아온 며느리도 다시 나가게 한다.’ 뭐, 이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봄이 시작되어 온 천지가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되기 시작한 요즈음의 남도는 정말 맘 다잡고 돌아온 며느리
늙어가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화투판에는 팻발이 있고, 여자들 얼굴에는 화장발이 있다. 배경이 좋은 사람들에게 끗발이 있고, 성직자들에게 영발이라는 게 있다면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신호발과 승강기발도 있을 터이다. 계란을 들고 아파트 현관 앞에 서면 언제나 승강기에 신경이 쓰인다. 승강기가 18~19층에 있으면 약간 짜증스러워지고,
지난 창간호에서 우리는 농업의 핵심 키워드가 왜 식량자급률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살펴보았다.지금과 같이 환경과 경제의 롤러코스터와 같은 변화 앞에서 한 국가와 민족의 식량자급률은 그 국가와 민족의 자존뿐만이 아니라 운명도 결정지을 수 있다.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제목 얘기부터 시작하자면, 화순의 복숭아 과수농사를 짓는 한 농민이 자기 자식들에게 했던 말을 제목
아내는 올해 우리 나이로 아흔 셋이다. 마흔 셋에 아이를 낳다가 극심한 하혈로 죽을 뻔했다. 노산이라 병원에서 낳아야한다는 의사의 타이름이 있었지만, 그땐 하도 가난한 나머지 돈 한 푼 없어 병원에 가지 못했다. 서투른 동네 산파에게 맡긴 게 화근이었다. 빈민촌이라 어느 기관에서 파견한 간호사가 있었는데, 그이가 자리를 비웠다면 아내는 목숨을 잃을 뻔했다.
일상생활에서 허리를 삐면 허리주변 근육이 경직돼 통증과 움직임의 제한이 오며 x-ray상에 허리와 골반의 틀어짐이 보입니다. 보통 허리를 삐게 되면 인대가 삔 것(요추 인대 염좌)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x-ray뿐만 아니라 MRI에서도 인대가 늘어난 것은 객관적으로 잘 볼 수 없고 진료경험상 허리주변 근육의 경직이 주 증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치료하
올해로 만 11년째 한 주에 두 번씩 순천시내의 아파트를 돌며 아내와 함께 달걀을 배달하고 있다. 물론 내가 키운 닭이 낳은 달걀이다. 주부들이 시장이나 목욕하러 갈 때 가지고 다닐법한 바구니에 달걀을 몇 줄씩 담아 들고 다니는 것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칠까 처음에는 약간 망설이기도 했다. 오후 서너 시에 달걀을 싣고 집을 나와 밤 10시를 넘겨야 끝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