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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기간에 라이딩을 즐겼어.볼과 코끝에 스치는 행복한 저항.회전운동이 직진으로 바뀌는 혁명의 질주.달리다 보면 소박하게 낚시하는 사람들 보여.추석 전날 고향집 방죽에서 낚싯대를 그물처럼 촘촘히 드리운 휴먼들과 비교돼.인간이란 게 참 게걸스럽더군.저 쬐끔한 방죽에 먼 괴기들이 있다고 군사작전 하듯 학익진 텐트에다야광 찌 발광이라니.게다가 추석이면 달도 차고
지난 연재물
박영집
2017.10.20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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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한 고 이영욱 소방위와 이호현 소방사의 명복을 빕니다. 모월 모일 아침에 출근하여 전해들은 소식에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또 두 명의 소방공무원이 화재현장에서 순직했단다. 순직한 장소가 강원도 강릉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위험한 일을 같이하는 하나의 동료였지, 소속이 다르다고 타인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없다. (
생활속 119
김경식
2017.09.2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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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면떠나면떠난 자리가 보인다왜 그 자리에 있었나떠나면있었어야 할 자리도 보인다 왜 그 자리에 있지 않았나떠나면돌아갈 자리가 보인다돌아가고 싶지 않는 자리도 보인다다시 돌아가면그 자리에 서지 않을 거라 다짐하지만다시그 자리에 가 있다돌아가면다시떠나고 싶어진다다시돌아갈 수 없다면그 자리가 그리워지겠지임경환 조합원
지난 연재물
임경환 조합원
2017.09.28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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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동네 뒷산에서 만난곱게 늙으신 얼굴에 비하면허리가 많이 휘어지신 할머니는검게 썩어 흙으로 돌아가고 있는나무 그루터기를 열심히 찍고 있는저에게 다가오시더니왜 예쁜 꽃을 찍지 않고썩은 나무를 찍고 있느냐고나무라시듯 물으셨습니다.그래서 저는 썩은 나무라서 찍고 있다고저 나무 그루터기가꽃처럼 예쁘지는 않지만조용히 썩어가고 있는 모습이흙으로 곱게 돌아가는 모습이
시
안준철
2017.09.2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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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당신 상황은 어떤 상황이라도 완벽하다.오늘밤 떠들며 술 마시는 당신이내일 아침 졸지에 이승을 떠난다 해도사실은 완벽한 상황인 거지.꽃망울 주렁주렁 올라온 어느 봄날느닷없는 눈사태가 설중매를 만들듯그래, 그런 거지.우연이라고 생각하지만 모두가 필연이고세상살이가 이토록 처연하다 해도사실은 완벽한 상황인 거지.이 완벽한 나, 완벽한 현실을늘 아니라고, 아
시
박두규
2017.09.1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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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를 진압하기 기본적인 3요소는 인력, 장비, 소방용수이다. 대표적인 것을 예로 들면 인력은 소방공무원, 장비는 소방펌프차, 소방용수는 물이다. 어느 것 하나라도 없을 경우 화재 진압이 불가능할 것이다. 인력과 장비는 소방관서에 있으므로 시민들의 일상생활에서 접하기는 힘들지만, 물은 시민들의 일상에 있어 관리가 소홀한 편이다.소방펌프차량에 당연히 물이 실
생활속 119
김경식
2017.09.0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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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친구남동생 사업 보증으로다섯 식구 단칸방으로 쫓겨나지푸라기라도 잡듯 짚을 엮으며얼기설기 살아가는 그녀짚 꼬느라 부르튼 손으로두부, 계란 팔러 다녀보지만단칸방 면치 못하고집주인 구박에 마음이 쫓겨이판사판씨펄 절로 튀어 나온다그래도 한 이십 년 허우적거리니산모롱이 풀꽃처럼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이눈에 밟힌다는 그녀
시
김연희 조합원
2017.09.0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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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가을이 곧 온다는 입추(立秋)가 지났지만 아직도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고 있다. 35℃를 넘는 무더위는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흘러내리는데 복장을 착용하면 내부 온도는 순식간에 40℃를 넘어버린다. 솔직히 말하면 요즘 같은 더위에는 출근하는 것이 겁이 난다. 이 무더위에 방화복 또는 벌집보호복을 입고 현장에 나갈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시민들의 즐겁고
생활속 119
김경식
2017.08.2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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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18일 순천 2회 도시농업축제가 있었다. 한창 모내기철, 가뭄이 심각해 애달픈 농민들을 뒤로하고 열린 축제였다. 작년과 올해 연속, 도시농업축제 현장에서 하루 내내 지켜본 소감은 도시농업 축제 왜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나는 도시농부들이라도 토종씨앗을 지켜야지 싶어 고생스러워도 2년째 봉사 해왔다. 토지와 경비, 노동, 판매까지 모두를
지난 연재물
정연희 조합원
2017.08.03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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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샤여, 나의 푸르샤여히어리꽃 눈부신 봄 숲길을 걸으며사랑하는 그대를 생각합니다.어디쯤 왔는지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나는 그대의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발길 머무는 곳마다눈길 가는 곳마다 그대 있으니아무런 걱정 없이 모두가 나의 길이지요. 하지만 그대 생각만 벗어나면오랜 슬픔은 다시 나를 찾아오고나는 그대를 잃고 숲속의 미아가 됩니다.아무 곳도 갈
시
박두규 시인
2017.08.03 2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