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바다를 참 좋아해서 커서 바닷가 마을에 살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순천을 처음 왔을 때 순천에도 바다가 있다는 말에 기대하고 찾아간 것이 와온이었습니다. 처음 찾은 와온 바다는 상상했던 바다와 많이 달라 실망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순천에서 가장 사랑하는 곳이 와온입니다. 매번 찾을 때마다 다른 빛깔과 모양으로 반겨줍니다. 그러다 보니 더 자주 찾게 되고 자주 보다 보니 편안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시가 있습
시간이 허락하는 날에는 죽도봉 팔각정에 올라 시내를 내려다봅니다. 요즘같이 탁 트인 하늘과 시원한 바람은 올라오는 동안 흘린 땀과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한 번에 해결해 줍니다. 살기 좋은 순천의 이야기를 소개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순천에서 살면서 보았던, 느꼈던 소소한 우리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소개를 한다니 기대감과 고민이 앞섭니다. 순천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에 면면이 관심을 가지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사진과 이야기를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마음도 순천 죽도봉에 와서 다시 정리하게 되었네요. 오늘 시간이 허락한다면
순천에 정착하면서 순천만의 다양한 모습들을 사진에 담아온 것이 어느덧 일상이 되어버렸다. 몇 해 전 이맘때 순천만 화포해변을 지나다가 무더위를 피해 혼자만의 무료함을 달래고 계시는 할머니를 만났다. 잠깐 동안의 말벗이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사람의 인기척을 느낄 수 없는 할머니의 빈집 앞을 지날 때마다 이 한 장의 사진을 떠올리곤 한다. 시간이 흐르고 처음의 것들이 소멸되고 사라져버리는 애잔한 풍경들은 그렇게 사진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원점을 돌 듯 다시 순천만에 섰다. 오늘은 그리고 내일에는 나는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 창간호
강바닥을 수천 번 긁어 보지만 빈 거랭이질의 연속이다. 강가 사람들이 가용돈이나 벌어 쓰던 재첩잡이 수입원이 지난해 수해 때문인지 예전에 비해 턱없이 부실하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들이 작아지고 말았다. 지겹도록 우리 삶을 짓누르고 있는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마음이 움츠러들었고, 뉴스를 도배하는 사회의 온갖 부조리로 인해 서민들의 희망이 작아졌다. 권력 앞에, 세상의 편력에 지친 사람들이 기대고 의지할 만한 희망의 끈은 어디쯤 있는 것일까? 섬진강에 서서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해본다.
지난 6일 광주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5월민주여성회를 비롯한 광주 여성단체가 미얀마 민중과 연대하는 딴봉띠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미얀마 유학생들이 함께하며 미얀마 항쟁에 관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 시대가 저물었다. 노나메기 세상을 꿈꾸며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통일과 반유신, 반독재 민주화 투쟁 최전선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됐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장이 지난 15일 향년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19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백기완 선생 노제가 열리고 있다.
‘바람난 여인의 꽃’이라는 꽃말을 가진 백합과 식물 얼레지는 ‘가재무릇’이라 고도 하는데, 봄철 인근 야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꽃이다. 잎은 땅 속 깊이 들어 있는 길쭉한 모양의 흰색 비늘줄기에서 자주색의 얼룩무늬가 있는 2개의 타원형 잎이 나와 수평으로 퍼지며 꽃은 대부분 홍자색으로 핀다. 씨앗에는 개미 유충과 똑같은 냄새가 있어 개미가 개미집으로 씨앗을 옮기는 과정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자연의 경이로움은 신기하기만 하다. 드물게 볼 수 있는 '흰얼레지(for album)'는 야생화 탐사 길에서 만나는 봄날
나무에 올라앉은 저 아이들은 언제쯤 땅으로 내려올 수 있을까? 물갈퀴가 지나간 지 벌써 해가 지났는데 자의든 타의든 나무위로 올라간 서글픈 아이들은 그날의 상처를 가슴에 안은 채 나무에서 내려오지도 못하고 있다. 그 곁을 섬진강은 소리 내어 흐르고 있다.
아무도 없는 공간 물안개 피는 호수에서 자연에게 수작을 걸어본다. 밤새 타다 남은 연기처럼 아침이 훤히 밝아 오는 줄도 모르고.
경자년(庚子年)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누구 한 번 호탕하게 웃어 본적이 있었던가.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세상 모두의 것들이 숨죽여 살아야 했던 고난의 한 해였다. 사라지는 것들이 얼마나 가슴 시리게 아픈 것인지. 그래도 그 기억들을 이어 가야겠지. 예견된 것처럼 봄이 오면 꽃은 다시 피겠지. 모두의 바람처럼 와온(臥溫) 바닷가 솔 섬 너머로 숙연하게 저무는 해를 보며 “그래도 새해에는 조금 더 나아지겠지” 라는 희망을 꿈꾸어 본다.
꾸덕꾸덕 가을빛으로 여물어가는 순천만 풍경은 원칙 없는 자연의 섭리대로 채우고비움을 반복한다. 굳이 쓰임새를 찾아 나설 필요도 없고 존재를 곧추세울 필요도 없다. 손끝으로 가을바람 하나 적셔올 마음의 여유로움만 준비되어 있다면 詩 한 구절로 비움을 채우는 넉넉한 풍경이다.
일하는 곳이 순천만 인접지역이다 보니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사진을 얻는 기회가 주어지곤 한다. 노을 지는 가을빛 들녘에서 사랑하는 만삭의 아내를 위해 눈높이를 맞추고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부부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다. 귀 기울이는 것이며, 그것을 눈 여겨 바라보는 것이다” 어느 시인의 시 한 구절이 떠오르는 가을 풍경이다.
순천만갯붉음이 절정이다. 까만 밤 등대와 같이 칠면초 붉음은 가을로 돌아오는 계절의 좌표가 되고, 먼 길 떠났던 흑두루미 가족들도 귀향을 서두르고 있겠지. 화선지 위에 물감이 배어들 듯 갈대도 수없이 붉어지기를 따라 하는데 낙낙한 가을은 이래저래 붉음과의 교감이다.
인간과 길고양이는 공생할 수 없는 걸까? 반려동물 애호가에게 길고양이의 존재는 안타까움의 대상이지만 때로는 그렇지 못한 곱지 않은 시선의 대상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어둠이 내려앉은 시간. 순천교육지원청 뒷골목에 한 여인이 배낭에서 봉투를 꺼내 들자 기다렸다는 듯이 길고양이들이 몰려들었다. 2015년 암 수술 이후부터 가족의 후원으로 벌써 5년째 이곳에서 길고양이에게 먹이 주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캣맘 강노을(34)씨다. 그녀는 “지자체나 사회단체에서도 중성화 수술 등 개체 수 조절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길고양이를 대하는 사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라는 말이 있다. 얼토당토않은 말을 한다는 의미인데 알고 보면 사실 개도 풀을 뜯어 먹는다. 개나 고양이 같이 육식 포유동물의 경우 소화기관이 문제가 있는 경우 일부러 풀이나 자신의 털을 먹어 구토 행위(헤어볼 Hair ball)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풀이 동물의 소화기관을 거치면서 섬유소 화 되어 마치 빗자루로 장을 청소하듯 역할을 하는 것이다.기수지역인 순천만 습지에 사는 ‘게’들의 산란 철인 요즘 순천만 갯벌에는 갈대 줄기에 매달려 갈댓잎을 먹고 있는 게(사진, 가지게)가 있다. 게가 갈대를
마을의 어른 한 분이 돌아가시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했다. 지역의 문화 하나가 사라진다는 말이다. 최근 순천은 도시재생사업, 문화 도시사업 등을 통해 순천의 지난 역사와 문화를 발굴해 나가고 있다. 광장신문 202호(2019. 11)에서 필자는 순천만의 고유성을 간직하고 있는 하나밖에 남아 있지 않은 순천만 갯벌의 ‘물양장’의 보전적 의미에 관해 서술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순천만 창산마을 갯벌의 같은 장소를 찾았을 때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사각형 모양의 ‘물양장’이 떡 하니 자리하고 있고, 사진의 모습은 사라지고
자연은 나눔의 대상이지 어느 누구의 소유의 대상이 아닌데, 코로나19가 모두의 일상을 멈춰 세웠다. 갯벌 깊이 새겨진 새들의 발자국, 숭어의 원인모를 죽음, 바람 한 점 없는 순천만에 섰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경제난의 허덕임. 왜곡되고 펌훼 된 지난 역사의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연일 뉴스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이래저래 2020년의 가정의 달 5월은 모두에게 무겁고 힘든 계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