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동천누군가 던진 돌멩이 하나 품고자신의 몸이 녹을까봐노심초사하며 누워있는 강을 보네.꽁꽁 언 결심이 풀어지고가슴에 구멍이 나도록 말없이 견디는 당신이 언젠가 무심코 던진 사랑도내 가슴에 오래 박혀있네.내 가슴에 묵직하게 얹어놓은그 단단한 미움 덩어리 하나이제 생의 저 밑바닥에그저 가만히 내려놓을 때가 되었네.새로 자라난 물풀이 머리를 끄덕거리고붕어들이
보름달이 시리다. 달 보면 떠오르는 이들. 잘게 부서진 달빛은 그리움의 분자들인가. 그 빛에 감질나 환장한 이 어디 한둘일까. 루살카가 그랬고, 정읍사가 그랬을 터. 떠오르지 않으면 떠오르지 않을까. 가장 가여운 그리움 지척이라는 그리움.오페라 ‘루살카’중에서 ‘달님에게 바치는 노래’드보르자크는 프라하의 남쪽 작은 마을인 비쇼카에 있는 별장에서 휴양과 작곡
마이아 어스 빌리지에서는 전기도 태양광 패널로 충당하고 있었다. 배터리 용량이 그리 넉넉하지 않아서 조명은 침침했고, 잦은 비 때문에 배터리가 말썽을 부려서 전기가 나가기 일쑤였다. 전기가 나간 날은 휴대전화 충전도 멀리 다른 건물까지 걸어가서 차례로 돌아가며 해야 했다. 휴대전화 신호도 잘 잡히지 않아서 나는 그냥 ‘디지털 다이어트’를 하는 셈 치고 일주
이은선 씨(29세)는 지난 2012년 10월 ‘커피꿈’이라는 카페를 창업했다. 이 4평 공간은 순천의료원 로터리 인근의 소규모 점포들 사이에 있다. 그는 “고객과 나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에 꿈꾸는 꿈다방”이라는 의미로 ‘커피꿈’이라는 이름을 지었다.전북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농업생명과학대학교에서 조교로 1년 근무했다. 그 후 순천농업기술센터에
런닝구는 우리네의 속옷(내의)의 대명사가 아닌가 싶다. 유래를 찾아보면 여러 가지 의견이 있으나, 필자가 기억하는 것은 딱하나 구한말 서양인들이 들어와서 아침에 운동할 때 입었던 옷이다. 당시 우리 백성들의 옷이라야 부드러운 속옷이 없는 삼베적삼 정도였을 터, 부드러운 옷이 보였을 때 어떠했겠나?원래의 용도는 운동할 때 입었던 가벼운 옷이었겠으나, 우리에게
서면에서 주로 밭농사를 짓고 있는 박모씨(50세), 김모씨(51세) 이모씨(55세)는 피부 관리를 받기 위해서 버스를 타고 중앙시장 인근으로 온다. 그들이 서로 시간을 맞춰서 피부 관리를 받으러 오려면 스케줄 조정이 필요하다.그리고 버스를 마을 앞 승강장에서 기다렸다 타고 순천으로 나오는 데 1시간은 걸린다. 관리를 받고 다시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가
여행기는 자서전만큼이나 주관적이다. 자기 체험을 진실하게 기록하겠지만 객관적이지 않다. 여행기란 낯선 문화에 대한 주관적 느낌을 서술하는 것이기에 오히려 주관성이 여행기의 생명일 수도 있다. 그래서 영국의 수상이자 소설가였던 벤자민 디즈렐리는 “위대한 여행자들은 자기가 기억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자기가 본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기억한다.”라는 의미
팔라완1월 중순에 열흘 정도, 나는 nextGEN(국제 생태마을 네트워크 청년 그룹)이 기획한 일주일 코스의 ‘이너 댄스 Inner dance’ 워크샵에 참가하기 위해서 필리핀 팔라완 섬에 다녀왔다.팔라완은 필리핀 남서부에 있는 큰 섬으로 태고의 카르스트 지형과 아름다운 해변과 섬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생태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관광객들에게 비싼
‘어떻게 해야 지역에서 잘 살아갈까?’에 응답 중인생의 젊은 날, 만물이 푸른 봄철을 뜻하는 ‘청춘’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청년’과 어울리지 않게 된지 꽤 되었다.통계청의 조사에서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활동을 포기한 청년은 30만 명에 이른다. 그나마 신규채용이 되더라도 64%가 비정규직이라는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내용도 있다. 일자리가 불안정하니
이규화 양(규화헤어 대표, 27세)은 청암대 피부미용학과(09학번)를 졸업했다. 1남 2녀 중 둘째 딸이지만 책임감 있는 꼼꼼한 성격으로 야무진 아이로 통했다. 미용실 문을 열었을 때 주부가 아닌 아가씨가 개업해서 장사가 잘 될까, 지켜보는 눈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 이 양만의 해맑은 웃음과 꼼꼼한 헤어스타일 상담은 고객들에게 호감을 주었다.
甲, 乙이라는 한자를 처음으로 접한 것이 사회 초년병으로 객지로 나가 방을 얻었을 때 였을것이다. 건물주로서의 역할을 규정한 것이 甲이며, 임차인의 역할을 규정한 것이 乙이다. 시대가 흐르면서 甲이라는 단어에 ‘질’이라는 나쁜 의미를 가진 것이 붙어 일명 ‘갑질’이 되었고, 모든 부당함의 대명사가 된 듯하다. 사회 곳곳에서 불만스럽게 나오는 것 또한 갑질로
매주 일요일이 되면 지유는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콩나물공장 할머니’일요일 오후 12시쯤 64번 버스에서 만나는 할머니 두 분을 지유는 ‘콩나물 공장 할머니’라고 부른다. ‘콩나물공장 할머니’는 콩나물 공장으로 일하러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유가 할머니들에게 붙여준 호칭이다. 콩나물공장 할머니는 두 분인데, 상사면사무소에서 먼저 타는 할머니는 모자를 쓰고
화난 사람아아침부터 화가 난다는 사람아화나다를 세 번만 읽으면 환하다로 읽히네섬진강 큰고니 힘찬 나래짓 담아 보내니화난 마음 거두고 환한 날 만드시기를 김인호광주출생시집 등 펴냄,순천작가회의 회원
말 그대로 섣달그믐날이다. 새벽 숲은 높이에 따라 기온이 다르고 바람결과 호흡이 다르다. 오를 때마다 다른 느낌의 사진은 덤이며, 찍은 사진은 속없는 사람이 속없는 사람에게 속없이 보낸다. 낮 시간에 비해 새벽은 시간의 흐름이 매우 빨라서 새벽의 십분은 한낮의 한 시간 정도에 견줄 만큼 체감속도가 허벌나게 빠르다. 일어나기 힘들어도 막상 일어나서 움직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아시아-태평양전쟁기 경험은 비록 짧은 기간에 그쳤지만 많은 폐해를 남기고 해방 후 국가건설 과정 속에 연속적으로 이어졌다. 그 중 하나가 ‘산업전사’ 이념이다. “우리가 갈 길은 하나. 나서라 산업전사! 미영(美·英) 격멸에” 이것은 침략전쟁에 필요한 노동력 동원을 위해 일제가 유포한 강렬한 선전 문구이다.‘산업전사’는 아시아-태평양전쟁기
「지피지기」는 청소년들로 구성된 극단이다. 이정미(54) 대표가 이끄는 이 극단에는 중·고등학생을 주축으로 15명의 단원이 소속되어 있다.2016년 이 극단을 설립한 이 대표는 순천시립극단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했던 정통 연극인이다. 안톤 체홉의 「벚꽃동산」,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등 묵직한 고전들 뿐 아니라 「사운드 오브 뮤직」 같은 뮤지컬 무대에도 올랐었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 윤미향)은 2월 5일과 6일 1박2일 동안 구정을 맞아 전국에 계시는 위안부피해 할머니들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행사는 전국을 동부지역과 서부지역으로 나눠 실시됐다.담양 곽예남 할머니를 찾은 김정환씨는 창원, 통영, 담양, 용인에 살고 계시는 할머니들에게 드릴 선물을 싣고 송슬기 간사와 함께 했다.먼저 창원에서 세 분의
시민단체·학생들 참여해 다채롭게 축하 난데없는 봉변, 나물 캐다 끌려가현재 우리나라에는 ‘위안부‘ 할머니가 31분 생존해 계시는데 전남, 광주 지역에 유일하게 생존해 계시는 분이 곽예남 할머니이시다.1924년 담양에서 태어나 살다가 1939년 16살 어느 날…대 여섯 명의 동네 또래 동무들과 들에서 봄나물을 캐다가 동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일
순천에 ‘너머’라는 공간이 있다. 사람들이 ‘너머’가 뭐하는 곳이냐고 물으면 한 마디로 말하기는 쉽지 않다. ‘돈을 내지 않고도 누구나 마음 편하게 쓸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난 그곳에서 ‘'너머'’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너머’가 만들어진지 1년이 지났다. ‘너머’에는 아직까지 지켜지고 있는 원칙(?)이 몇
“000의원입니다.”“네. 알겠습니다. 0월 0일 현장에서 0시에 뵙겠습니다.”부지런하기로 유명한 000의원의 전화 통화 내용이다.지역주민의 민원이 들어오면 000의원은 제일 먼저 수첩을 꺼내 어떤 상황인지 자세히 적고 진지하게 의견을 듣는다. 민원인과 만나기로 한 예정된 날짜 전에는 관련 부서에 전화해서 민원인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미리 파악하고 어떤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