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진(39) 씨는 사회적기업가로서 유기견카페 ‘개밥컴퍼니’를 운영한다. 처음 인터뷰 약속한 날도 유기견이 떠돌아다녀서 사람들이 겁먹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구조하러 나갔다. 며칠 뒤, 다시 찾은 ‘개밥컴퍼니’에서 그를 만났다. 조계진 씨는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했다. 아파트보다 단독주택에서 더 많이 살았는데 부모님도 동
주말에 고교 동창들을 만났습니다. 배가 나온 친구들의 너스레와 염색은 했지만 귀밑머리까지 감출 수 없음에 잔 부딪히는 속도는 빨라졌고, 건강을 바라는 건배사들과 졸업한 지 얼마나 흘렀는지 헤아려 보기도 했습니다. 재학 중인 후배들이 200명 안팎이라는 말에 잘못 들은 것은 아닌지 적잖이 놀랐었고, 일 년에 한 번씩 치러지던 체육대회는 더 이상 존속하기 힘들
사 랑 사랑아,내가 그대를 간절히 사랑한다 하더라도목 놓아 소리 내어 사랑이라 외치지마라그대가 아스라이 수수꽃다리 꽃잎 지는강물 따라 멀어져간다 하더라도어찌 일생 단 한 번의 사랑이 사라지겠느냐사랑아,그대가 나를 사무치게 사랑한다 하더라도 나종영1954년 광주출생. 1981년 창작과비평사 13인 신작시집「우리들의 그리움
‘Baby on Board’는 승용차 뒷유리창에 많이 붙어 있는 스티커이다. 조금은 장난스럽게도 조금은 세련되게도(?) 붙이고 다닌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던가? 예쁘게 치장하면 좋을 것 같은데 실상의 의미와는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까칠한 아이가 타고 있어요’, ‘아이가 타고 있어요’, ‘Baby in Car', '차안
“고깃집 총각이 좋은 일 많이 혀”어르신들이 칭찬하는 소문을 듣고 문화의 거리 골목 안에 숨어있는 ‘골목안고깃집’을 찾아 건장하고 듬직한 김종효 씨(30세)를 만났다. 김종효 씨는 학창 시절 육상선수였다. 고교시절 육상으로는 직업을 삼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경찰이나 군인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군대를 갔다. 직업군인으로 6년 차가 되고 보니 자신을 위한
지방선거가 다음 달에 치러져 지자체장과 지방의원 선출이 되면, 그들은 향후 5년간 각 지방자치단체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하여 맡은 바 임무를 다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각종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자들이 유권자의 선택을 위해 밝히는 것이 ‘공약’이다. 공약은 사전적 용어로 ‘정부나 정당, 입후보자 등이 어떤 일에 대해 사회 공중에게 실행할 것을 약속하는
조금 4월, 조금 이른 아침간밤에 춘설이 내렸나산길에 눈이 조금 쌓여 있다바람 조금 차갑고햇살 조금 따뜻하다차가운 것 조금따뜻한 것 조금서로를 조금씩 내놓고흥정을 붙이더니어르고 달래더니이내 알맞게 섞인다 그 사이초록이 조금 짙어진다 안준철순천효산고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시집외 몇 권,교육산문집 외 몇 권을
현재 독일 출신 남성 첼리스트 세 명이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알반 게르하르트(Alban Gerhardt), 요하네스 모저(Johannes Moser), 그리고 다니엘 뮐러 쇼트(Daniel M?ller-Schott, 이하 다니엘)가 그들이다. 그중에서도 1976년 뮌헨 출신의 다니엘은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로 신예라기에는 나이가 많은 중년
순천 문화의 거리에 20대가 운영하는 오래된 공방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지영공방’을 찾아가 보았다. 입구에는 고양이 입간판이 맞아주고 비누, 도자기 등이 진열되어 있다. 이곳에서 긍정에너지 넘치는 사장님, 김지영(25세)씨를 만났다. 김지영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무직으로 취업을 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가죽공예를 배웠
봄이 꽃으로 와서 꽃처럼 가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피아니스트 한 사람이 꼭 그렇다. 봄처럼 단아하고 수줍은 듯 연주 스타일과 삶이 닮은 연주자다. 연주가 없는 볕 좋은 날, 웅크리고 밭을 매다가 문득 찾아온 知己에게 환한 두 손을 내밀 것만 같은 사람. 올해 4월, 일본에서 고별연주를 마지막으로 우리 곁을 떠나는 피아니스트 마리아 조앙 피레스(Maria
봄꽃들이 만발하던 시절에 필자의 동료들인 소방공무원 3명이 하늘로 떠났다. 3월 30일 오전 도로변에 개가 있어 교통사고의 위험이 있을 것이라 예견하고 그 처리를 119에 신고하였다. 관할 충남 아산소방서 둔포119안전센터에서 소방펌프에 4명의 소방공무원이 현장으로 출동하였다. 개를 포획하기 위하여 준비하던 중 25톤 덤프트럭이 뒤에서 추돌하여 3명이 순직
한파가 지나가고 들녘마다 형형색색 피어나는 꽃들, 그 향기에 취해 한없이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자전거에 싣고 들판을 돌아다녀 본다. 그동안 굳었던 다리와 허리 근육에 힘이 들어가고 뒷목에 땀이 배이기 시작한다. ‘건강이 곧 삶이다’라는 필자의 짧은 소견으로 꾸준히 운동하여 건강하게 맡은 바 책임을 다하리라 다짐하면서 글을 써본다.싸움
벚 꽃 들초저녁 무렵 폭죽 터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다음날 벚나무들이 모조리 꽃을 달고 있었다. 누가 저 나무들의 혈관에 치밀한 칩을 심어두었을까. 단 한 그루의 탈주도 단 한 명의 배신도 없이 일제히 꽃들을 매달았다. 벚꽃이 핀 풍경은 근골만 남은 흑인 청년의 알몸에 아로새겨진 문신이었다. 나는 어질병에 걸린 사람처럼 저 휘황한 장면에 비틀거렸다. 사람들이
숲과 닮은 오케스트라얼마 전 여수 예울마루에서 초록우산 드림오케스트라 연주회가 있었다. 지휘자로 인사말을 하게 되었다. “저는 요즘 아침 일찍 산에 다니고 있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진달래의 감동스런 환대를 받았고, 당돌한 직박구리는 면전에서 새싹과 진달래꽃을 먹어치우더군요. 가만히 들여다보면 숲과 오케스트라는 많이 닮았습니다. 다양함을 기본으로 협업과 분
포카라 레스토랑에서 아리랑 공연9일간의 산행을 마치고 1월 29일 무사히 포카라에 생환하였다. 드디어 포터들과 이별하는 순간이 다가왔다. 고마움, 감사함, 미안함, 안타까움의 정을 풀기 위해서 함께 식사를 하였다. 그들이 좋아한다는 삼겹살에 맥주를 시켜 즐겁게 먹고 마셨다. 식사가 끝나고 포터를 한 사람씩 포옹하고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누구는 눈시울이 젖
지유가 세상에 나온 지 39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지유는 부모의 세계에서 살았다. 39개월 동안 엄마나 아빠가 없는 시·공간에서 생활해 본 적이 없다.2018년 3월 2일. 이날은 지유가 처음으로 유치원에 가는 날이다. 지유가 유치원에 간다는 것은 새로운 교육기관에 들어간다는 의미도 있지만, 엄마와 아빠가 없는 시·공간을 처음 경험해 보는 날이기도 하다.
‘습관’은 ‘오랫동안 되풀이하여 몸에 익은 채로 굳어진 개인적 행동’이라고 사전에 나온다. 또한 심리적으로 ‘학습에 의하여 후천적으로 획득되어 되풀이함에 따라 고정화된 반응 양식’이라고도 한다. Daum백과에서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며 선천적이기보다는 후천적인 행동을 가리킨다. 먹고 자는 것에서부터 생각하고 반응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어떤 행동이든 습관
내 아파트문수주공에는 집 없는 사람이 없다12평, 평수는 작아도 모두 제 집이다아파트 벽 옆면에 큼지막하게 써진 엘 에이치LH(내) 내 아파트한글을 막 깨우친 할머니들이이렇게 부르기 시작했는데이젠 문수동 내아파트 갑시다 하면웬만한 택시 기사들도 문수주공에 내려준다평생 집 없어 서러운 사람들 오시라입주하자마자 내 집이다LH 내 아파트 양자형순천작가회의 회원
고마운 봄비가 오늘도 내린다. 남산 오르는 재미(중독?)에 빠진 오늘은 급기야 비옷을 입는 용기를 낸다. 온기를 머금은 봄비는 대지를 부드럽게 적셔 꽃과 나무의 소생을 재촉하고 있었다. 진달래와 머리위에 드리운 어사화처럼 연한 황록색 히어리의 모습과 색감에 감탄했다. 오색딱따구리는 연신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경계하기 바쁘고, 산길의 키가 작은 가로수인 듯
내 영혼의 닭고기 스프진짜 가난한 인생은 곁에 좋은 사람이 없는 인생이 아닐까? 히말라야 산행에서 몸이 아팠을 때 우리를 치료했던 음식은 영혼까지도 따뜻하게 했다. 좋은 사람들이 내민 따뜻한 음식들이었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라는 책 제목이 그대로 우리에게도 왔다. 세 자매 롯지에서 써니는 의사 역할을 하였다. 비비는 더운물이 반가워 샤워하고 빨래